신종 코로나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좀처럼 줄지 않으면서 ‘재택치료’ 중인 환자의 수가 1주일 만에 2배 가까이로 뛰어올랐다. 다만 재택치료 환자가 가족에게 감염시키는 가정 내 감염 사례는 1% 수준에 그쳤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그러나 위중증 환자 증가로 인한 병상 부족 현상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1주 만에 7000명 늘어난 재택치료 환자
지난달 26일 정부는 고령 확진자라도 당뇨, 호흡곤란 등 입원 요인이 없으면 재택치료를 ‘선택’이 아닌 ‘기본 원칙’으로 정했다. 그 이후 재택치료 환자의 수가 크게 늘고 있다. 7일 당국에 따르면 전국 재택치료 대상자는 지난달 30일 9702명이었던 것이 7일 1만6824명으로 증가했다. 1주일 사이에 7000명이 늘어난 것이다.
이런 증가세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7일 발생한 신규 확진자 4954명 가운데 2368명(47.8%)이 재택치료 배정을 받았다. 새로 나오는 코로나19 확진자의 절반가량이 병원이나 생활치료센터가 아닌 집에서 격리하는 셈이다.
다만 입원이 필요한 환자들까지 재택치료를 받게 되는 상황은 여전히 우려스럽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코로나19는 연령이나 기저질환에 따라 사망률이 다른데 일괄 재택치료 방침은 잘못”이라며 “병상 가동률이 낮은 일반 중소병원에 코로나19 환자 수용을 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평균 병상 가동률이 65% 수준인 중소병원에 코로나19 중증 위험환자를 더 수용하자는 것이다. 서울시의사회 등은 이날 재택치료자 모니터링 진료에 동네의원을 참여시키는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동안 재택치료 과정에서 우려할 문제로 꼽혀 온 ‘가족 내 감염’은 많지 않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서울 강남구 하나이비인후과병원이 11월 한 달 동안 재택치료자 298명을 모니터링한 결과 재택치료 중에 가족이 추가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 사례는 3명이었다. 전체의 1% 수준이다. 이 곳에서 모니터링하던 환자 중 인후통, 기침, 발열 등이 3일 동안 나아지지 않아 병원으로 옮겨진 환자는 20명(6.7%)이었다.
치료 못해 사망자 늘어날 수도
7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4954명으로 국내에서 일주일 연속 4000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왔다. 전체 확진자 수가 늘면서 위중증 환자도 이날 774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나타냈다.
하지만 의료현장에서는 조만간 국내 코로나19 위중증 환자 수 증가세가 둔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중환자 수가 줄어드는 게 아니라 적절한 중환자 치료를 하지 못하며 집계에서 빠질 것이란 얘기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지금 위중증 환자가 하루에 70명씩 늘어나는 건 그만큼 치료가 가능하다는 뜻”이라며 “지금 상태로는 조만간 환자가 중환자실 문턱을 밟지 못해 위중증 기록조차 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수도권에서 4일 이상 병상 대기자만 309명에 달했다. 전체 1일 이상 대기자(982명) 중 70세 이상 고령이 547명, 고혈압 당뇨 등 기저질환자가 435명이다. 자칫 치료시기를 놓쳐 사망자가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7일 0시 기준 사망자도 64명에 달했다. 일선 병원 중환자실은 이미 자체 발생 환자를 소화하기도 벅차다. 서울대병원은 이달 들어 병원 내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의료진과 환자를 치료하느라 타 병원에서 오는 환자를 받지 못하고 있다. 또 다른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은 내과 중환자실을 20% 줄여 코로나19 치료에 동원하는 형편이다. 비(非)코로나 중환자의 진료 환경 역시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의료계 관계자는 “보통 장기 이식 수술을 마치면 하루 이틀 경과를 보기 위해 중환자실에 머무는데, 중환자실이 줄어들면서 이식 수술에도 차질이 생길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김소민기자 somin@donga.com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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