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3세 여아 사망사건 ‘친모’ 항소심서도 징역 13년 구형

지난 8월17일 오후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에서 열린 경북 구미 3세 여아 사망사건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8년형을 선고받은 ‘친모’ A씨가 법원을 떠나고 있다. 2021.8.17/뉴스1 © News1

경북 구미의 빌라에서 방치돼 숨진 3세 여아의 친모 석모씨(49)에 대한 항소심에서 검찰이 징역 13년을 구형했다.

석씨는 항소심에서도 “아이를 낳은 적이 없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8일 대구지법 형사항소5부(부장판사 김성열)가 진행한 항소심 2차 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이 범행을 치밀하게 준비해 저질렀고, 이로 인해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겨줬다”며 “조사 과정에서 피고인은 유전자 검사를 통해 일치하면 시인하겠다고 했지만, 현재까지도 출산을 부인하는 등 불량해 엄벌에 처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석씨는 2018년 3월 말~4월 초 구미시의 산부인과에서 친딸인 김모씨(22)가 출산한 아이와 자신의 아이를 바꿔치기한 혐의(미성년자 약취)로 기소됐다.

그는 김씨의 주거지에서 여아 시체를 발견한 후 매장하기 위해 옷과 신발을 구입, 이불과 종이박스를 들고 갔으나 두려움 등으로 이불을 시신에 덮어두고 종이박스를 시체 옆에 놓아둔 채 집에서 나와 시체를 어딘가 감추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사체은닉 미수)도 받는다.

검찰이 중형을 구형한 것에 대해 피고인 측 변호인은 “증거가 부족하다”며 맞섰다.

변호인은 “유전자 검사를 제외하면 피고인이 정말 출산을 했는지, 어디서 어떻게 바꿔치기가 됐는지 등 증거가 터무니 없이 부족하다”며 “또 유전자 검사가 과학적으로 신뢰도가 높긴 하지만 피고인은 출산한 적이 없다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으며 과학에 오류가 있는 전례도 있다”고 주장했다.

또 “피고인은 자신의 딸인 김씨가 아이를 버리고 간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고, 사체를 발견했을 때 자신의 딸이 힘든 상황에 처할까 봐 남편과 하루 동안 고민했지만 결국 경찰에 신고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피고인이 ‘진실은 결국 밝혀질 것’이라는 믿음으로 유전자 검사에 응했지만 이런 일이 발생하게 됐다. 사회적으로 공분이 일었고 피고인의 가정이 파탄나는 등 모든 점을 고려해 선처를 바란다”고 했다.

석씨는 최후변론에서 “진실은 정말 어떠한 형태로도 나타난다고 믿고 있다”며 “재판부가 진실을 꼭 밝혀달라”고 두손을 모아 호소했다.

한편 지난 항소심 1차 재판에서 피고인 측은 전 직장 동료를 증인으로 신청했지만 이날 피고인 측 남편 김씨(60)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당초 공개 재판으로 진행됐지만 피고인 측 변호인이 “가족사와 관련된 사생활 부분이 많다”며 비공개 재판을 요청해 법정에 있던 방청객들이 퇴정했다.

앞서 지난 2월10일 구미시의 한 빌라에서 방치돼 숨진 아이가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서 아이를 양육하던 김씨(22·석씨의 딸)를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 검찰에 송치했다.

김씨는 1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자 항소했으나 2심에서도 징역 20년을 선고받아 형이 확정돼 복역 중이다.

경찰은 숨진 아이와 가족의 유전자 검사를 통해 ‘외할머니’로 알려졌던 석씨가 숨진 여아의 ‘친모’이고, ‘엄마’로 알려졌던 김씨가 여아의 ‘언니’임을 밝혀냈다.

석씨는 수사 과정에서 2018년 3월 말~4월 초 구미시의 한 산부인과 의원에서 친딸인 김씨가 출산한 아이(행방 파악 안됨)와 자신이 출산한 아이(숨진 3세 여아)를 바꿔치기해 김씨 아이를 어딘가에 빼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수사기관은 김씨 아이의 생사 여부와 소재를 현재까지도 밝혀내지 못했다.

석씨는 자신의 친딸인 3세 여아가 숨진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기 하루 전인 지난 2월9일 김씨가 살던 빌라에서 아이 시신을 매장하기 위해 박스에 담아 옮기려한 혐의(사체은닉 미수)도 받고 있다.

석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은 내년 1월26일 대구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대구=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