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는 사회를 빠르게 비대면 체제로 전환시켰다. 한 발 한 발 다가오는 질병의 위협으로부터 사람들은 서로 간의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귀가를 서둘렀고 외출을 삼갔다. 사람들의 발길이 줄어든 거리는 적막함이 흘렀다.
자연스럽게 경제는 위축되어 갔다. 계속되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문을 닫는 점포는 늘어갔고 하루하루 힘든 삶을 이어 갔다. 어둠이 있으면 빛이 있는 법, 코로나 시국에 오히려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킨 것들이 있었으니 그중에 대표적인 것이 다시 불어온 자전거 열풍이다.
끝날 듯하면서 길어져 가는 비대면 체제로 답답한 생활을 이어가던 시민들은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야외 활동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그 중 하나는 자전거였다. 하나둘 집 안에서 잠자던 자전거를 꺼내 들고 집 밖으로 나섰다. 자전거 도로에는 다시 사람들이 몰렸다. 레포츠에 머물지 않고 이동수단으로 이용하는 이들도 늘어났다.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만큼 꺼려지는 대중 교통이용을 최소화 하고 자전거를 이용한 출퇴근자를 찾기란 어렵지 않았다.
자전거 입문자들도 덩달아 늘어났다. 하지만 자전거 라이딩은 도로에서 큰 사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자전거 도로를 포함한 일반도로에서는 차량의 위협을 받는 일이 허다하고 자전거 도로는 떼를 지어 몰려다니는 동호인들이 점령한 지 오래다. 이렇다보니 크고 작은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여러 위험이 존재하는 도로 라이딩의 대안으로 산악자전거가 등장했다. 피톤치드 향을 온 몸에 휘감으며 울퉁불퉁한 언덕을 오르내리는 재미로 산악자전거 인구는 늘어갔다. 하지만 산에는 자전거 길이 정해져 있지 않다보니 등산객들과 마찰은 불가피하다. 동호인들은 마찰을 피해 자유롭고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곳을 찾았다. 비시즌을 이용해 다운힐 자전거를 즐길 수 있는 스키 리조트는 이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로 떠올랐다.
산길을 따라 자전거를 즐기는 산악자전거는 코로나 시국에 적합한 레포츠다. 알펜시아, 용평리조트, 웰리힐리파크, 지산 리조트등 비시즌 자전거 파크를 운영중인 리조트뿐 아니라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원주, 고창, 송도, 대전 등의 산악자전거 전문파크도 동호인들이 선호한다.
다시 불붙은 인기가 자전거 업계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반론도 있다. 자전거 수요가 늘어났지만, 코로나로 인해 공장가동이 중지되면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으로 제품을 구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입문용 자전거를 구하는 것은 물론이고 천만 원이 훌쩍 넘는 고가의 자전거도 물건이 없다 보니 어렵게 마음을 먹고 라이딩을 시작해보려는 입문자들이 자전거를 구하지 못해 맘을 돌리는 경우가 생겼기 때문이다.
“코로나로 불어온 자전거의 열풍이 초반에는 업계에 도움이 됐지만, 공급 차질이 길어지면서 오히려 업계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라고 강릉에서 자전거 매장을 운영하는 정범수 대표의 이야기다.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가장 많이 검색된 것이 자전거란 사실도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전기자전거, 전동킥보드와 같은 전동 모빌리티도 코로나로 인기를 끈 것 중에 하나다. 비대면 사회가 지속하면서 자리 잡은 배달 문화와 안전하고 좀 더 편한 이동수단을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전동 모빌리티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준비되지 않은 인기는 부작용과 함께 왔다. 우후죽순 생겨난 형형색색의 공유 킥보드가 거리를 차지하기 시작했다. 자전거 도로의 구별이 불명한 한 도로에서는 사고가 끊이질 않았다. 생각지도 못한 인기가 정책과 이용자의 인식이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되어 버린 것이다.
“서울의 경우, 공유 전동킥보드 수가 2020년 8월 기준 3만5천여 대에서 2021년 9월 기준 5만여 대로 증가했습니다. 2020년 9월부터 2021년 8월까지의 공유 전동킥보드 국가별 이용자 수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공유 전동킥보드 이용자가 많은 시장입니다. 다만, 전동킥보드가 앞으로도 계속 발전하고 이용자와 보행자의 지지를 받기 위해서는 허가제나 공모제 등 규제가 강화되고 운영사들의 안전 우선과 책임 운영 강화를 위한 지속적인 조치가 필요합니다” 공유 킥보드를 운영업체 류기욱 실장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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