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방역패스 ‘안전’이 목적…기저질환 등은 예외로”

  • 뉴시스
  • 입력 2021년 12월 9일 17시 30분


방역 당국이 내년 2월부터 12~18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방역 패스 의무화 조처를 내린 것은 안전에 그 목적이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해외에서도 소아·청소년의 접종 확대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접종률 제고를 위해선 방역 패스 확대 적용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제도 시행 과정에서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세부 방안에 대해선 추후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9일 오후 열린 ‘전문가 초청 소아·청소년 예방접종 특집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브리핑은 정부가 소아·청소년에 대해서도 방역 패스를 확대 적용키로 하면서 학부모의 반발이 커진 데 따라 이를 해소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 청장은 “현재 저희가 소아·청소년에 대해서 2월1일부터 방역 패스를 학원 등에 적용한다는 발표 이후 많은 학부모의 우려와 지적이 있는 것을 알고 있다”고 운을 뗀 뒤 “방역 패스 적용은 접종률을 높이려는 목적도 분명히 있고, 또 청소년이 주로 생활하는 공간을 접종자 중심으로 안전하게 이용하도록 하기 위한 목적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3일 정부는 청소년 감염을 억제하기 위해 방역 패스 예외 연령을 현행 18세 이하에서 11세 이하로 하향 조정하고, 방역 패스 의무적용 시설에 식당·카페, 학원, 독서실, 스터디카페, PC방 등을 포함했다.

다만 3주 간격의 예방접종 및 접종 후 2주가 지나야 백신 효과가 나타나는 점을 고려해 8주간 유예기간을 거친 내년 2월1일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사실상 만 12~18세 청소년에 대해서도 방역 패스 의무화 조치가 이뤄지면서 이를 두고 학부모들의 반발이 거센 상황이다.

그러나 방역 당국을 비롯해 전문가들은 해외 사례를 살펴봐도 소아·청소년에 대한 방역 패스가 확대되는 추세인 만큼 이 같은 조치는 불가피하단 입장이다. 최근 유행 양상이 미접종자가 다수인 소아·청소년 연령에서 확산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도 예방접종은 필수라는 의견이다.

이날 브리핑에 참석한 정재훈 가천대 의과대학 교수는 “소아 ·청소년에 대해 많은 나라에서 접종이 확대되고 있다”며 “접종 확대에 따라 실내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백신 패스 적용도 추가되는 정책적인 기류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세부적으로 “뉴욕 같은 경우 5세 이상에 대해 방역 패스가 적용되고 있고 프랑스 등에서도 방역 패스 적용 사례가 점점 나타나고 있다”며 이스라엘,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벨기에, 에스토니아, 뉴질랜드, 슬로바키아, 포르투갈, 그리스, 미국의 개별적인 주들에서 12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방역 패스를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방역패스는 접종률 제고를 위한 수단일 수 있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다중이용시설 이용자를 보호하기 위한 정책”이라며 “다만 기저질환 등 건강상 사유로 접종이 어려운 경우에 한해서는 성인과 마찬가지로 소아·청소년 역시 예외가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갑 한림대 의과대학 교수도 “접종률이 오르면 아이들이 학원을 자유롭게 다닐 수 있게 된다. 학생들이 학교에 등교해 수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상 회복”이라며 “모든 소아·청소년이 접종해 여러 위험에 있는 아이들을 보호하는 측면을 고려해 예방접종에 동참해달라”고 당부했다.

정 청장도 소아·청소년의 경우 역시 건강상 사유 등에 대해선 방역 패스 적용을 예외로 둘 수 있다는 입장을 시사했다.

그는 “현재 성인에게 적용되는 방역 패스도 예방접종 이상반응, 부작용, 기저질환으로 접종을 못 맞는 예외자는 확인서로 갈음하고 있다”며 “기저질환, 건강상 접종이 어려운 청소년의 경우 예외로 적용할 예정인데 예외 범위는 의견을 수렴해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브리핑에서는 일부 학부모들 사이에서 나오는 접종 간격에 따라 이상반응이 달라질 수 있다는 주장도 다뤄졌는데,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명확한 근거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접종 간격에 따라서 이상반응이 달라지는지에 대한 데이터가 많지 않고 대부분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온다”며 “3~4주, 7~8주의 표준접종 방법을 쓴 경우 연구가 많고 7~8주 접종 시 예방효과가 높다는 결과는 나오지만 이상반응 빈도 등이 감소했다는 보고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현 상황에서 3~4주 예방접종 간격을 지켜야 하는 이유는 유행 상황 자체가 매우 악화했고, 소아·청소년에서 유행이 계속되는 상황이라 이른 시일 내 접종을 완료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소아·청소년의 급속한 확산에 대한 예방이 중요하기 때문에 접종 기간을 지키는 것이 더 좋은 영향을 미칠 거라 본다”고 말했다.

방역 당국은 내년 2월 방역 패스 의무적용 기간까지 학생과 학부모 등 관련 단체의 의견을 수렴해 보완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정 청장은 “(방역 패스) 시행 시기나 예외자 범위, 인정 방식 등 세부 내용은 학부모, 학생, 관련 단체의 의견을 수렴해 보완할 수 있는, 불안과 불편을 줄일 수 있는 대책을 관계부처와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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