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급속 확산]
입원중인 중환자 857명 역대 최다…누적 확진 50만명 넘어 국민 1% 감염
하루 36명 숨져 교통사고사의 3배…기저질환 확인안된 3세미만 사망
전문가 “방역강화 지체해선 안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걷잡을 수 없는 양상으로 치닫는 가운데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9일 “(현 상황은) 감당이 어려운 수준이며 비상계획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의료계에선 하루 50∼60명인 코로나19 사망자가 이달 중 100명을 넘을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온다. 사실상 ‘의료 붕괴’ 상태가 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9일 현재 입원 중인 코로나19 중환자는 857명이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가장 많았다. 신규 확진자 역시 7102명으로 연이틀 7000명대였다. 이날 오후 9시 기준 신규 확진자도 6300여 명으로 잠정 집계돼 지금까지 누적 확진자는 50만 명을 넘었다. 국민 100명 중 1명꼴로 코로나19에 감염된 셈이다.
무엇보다 최근 30일 동안 1079명이 코로나19로 숨졌다. 하루 평균 36명이다. 이는 다른 주요 사망 원인과 비교해도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해 하루 평균 기준으로 이보다 사망자가 많은 건 폐렴(61명)과 폐암(51명), 노쇠(43명) 정도다. 심근경색(27명), 간암(22명) 사망자는 적었다. 교통사고 사망자(11명)와 비교하면 3배가 넘는 수준이다.
이는 지난달 1일 단계적 일상회복 이전부터 고령층의 백신 효과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돌파감염이 늘어난 탓이다. 질병청이 국민의힘 이종성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60∼74세 접종 완료자의 코로나19 감염 예방효과는 10월 3주(17∼23일) 52.4%에서 같은 달 4주(24∼30일) 41.6%로 떨어졌다.
이날 기저질환이 확인되지 않은 10대 미만 코로나19 사망자도 처음 발생했다. 3세 미만 영유아가 8일 호흡곤란으로 응급실로 옮겨진 뒤 사망했는데 이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아이의 부모도 확진자가 아니어서 현재 감염 경로를 조사 중이다.
정 청장은 이날 “지난 2년 동안 가장 우려하고 경계한 부분이 방역 대응 수준이 무너지면서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현재 확진자 증가 추세는 계속 이어지면서 더 증가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우려했다.
국내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는 전날보다 22명 늘어 총 60명이 됐다. 특히 해외유입 확진자 가운데 기존 확진자와 같은 항공기를 이용한 이들도 있어 당국이 기내 감염 가능성을 조사 중이다.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들과 접촉했던 의심환자도 13명이다. 서울대 내에서도 20대 학생 1명이 같은 학교 확진자와 접촉한 뒤 의심환자로 분류됐다.
이날 열린 일상회복지원위원회 방역의료분과 회의에서도 추가 방역 조치에 대한 요구가 이어졌다. 이 자리에선 현재 수도권 6명, 비수도권 8명인 사적 모임 허용 인원을 각각 4명과 6명으로 줄이고, 영업시간을 다시 제한하자는 의견이 나왔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방역 강화를 더 이상 지체해선 안 된다고 지적한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대로라면 이달 안에 하루 사망자가 100명에 달할 것이다. 거리 두기는 후퇴가 아니라 바이러스에 대한 공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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