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연일 7000명대를 기록하고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가 늘면서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고령자가 많은 감염병전담요양병원에서는 중환자 병상으로 이전을 위해 대기하다가 사망하는 경우가 속출하면서 심각한 상황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10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9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7102명으로 전날에 이어 이틀째 7000명대를 유지했다. 위중증 환자도 전날보다 17명 증가한 857명으로 최고 기록을 경신했고, 사망자는 57명이 늘며 누적 4077명이 됐다.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는 의료현장 전체에서 나오고 있지만, 작은 질병도 쉽게 악화하는 고령자가 많은 감염병전담요양병원에서 상황은 더욱 심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감염병전담요양병원은 고령의 외상·치매환자 등에게 돌봄기능이 가능한 요양병원 중 정부가 코로나19 치료에 필요한 의사, 간호사 등 의료인력과 산소치료기 등 시설, 장비, 방역물품을 지원하고 손실보상을 하는 곳을 말한다. 현재 전국에 7곳이 있다.
최근 위중증 환자를 포함한 코로나19 환자가 크게 늘면서 중환자 병상에 자리가 없어 감염병전담요양병원에 있던 환자들이 차례를 기다리다 사망하는 경우가 많은 상황이다. 한 병원의 경우 매주 평균 15~20명의 환자가 사망하는 가운데 이같은 사례도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병원 관계자는 “환자들의 평균 연령대가 80대 중반이고, 90대 이상인 환자들도 3분의 1 수준인 상황”이라며 “이전에는 중증환자가 발생하면 몇 시간 내로 중환자 병상으로 옮겨졌는데 지금은 병상 대기만 하다가 돌아가시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의료계에 따르면 중환자 병상이 있는 대형 병원에서는 위중증 환자의 경우에도 우선순위를 나눠 보다 ‘생존율이 높은 환자가 더 빨리 입원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그러다 보니 고령층에 중증인 환자들은 병상 배정이 더 어렵다는 지적이다.
한 감염병전담요양병원 관계자는 “중환자 병상에 가는 환자 수는 1주일에 3~4건 정도”라며 “ 코로나 걸린 상황에서 돌아가신 병원 환자들도 많아서 정부에 집계되는 병상 대기 사망자 수는 실제 인원의 절반도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병상 배정 대기자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하는 실정이다. 9일 0시 기준, 수도권 코로나19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84.5%, 대기자는 1003명이다.
특히 감염병전담요양병원 내 환자들에게 산소를 공급하는 문제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증환자들에게는 산소 공급이 필수적인데, 환자가 늘어나면서 원내 가용한 산소량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 병원은 약 20명 정도에 공급이 가능한 최대 300L의 산소를 보유하고 있는데, 더 좋은 기계를 사용할 경우 이보다 많은 산소가 필요해 결국 어려움을 겪는다는 설명이다.
감염병전담요양병원 측은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에 수가 보전과 시설 및 인력을 충원·보장해달라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시스템 전산화를 이뤄야한다고 주장한다.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하면 보건소가 역학조사를 하고,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보고하고, 공보의가 문진하고, 경증과 중증을 나누고 병원에 입원을 의뢰하는 시스템이 코로나 초기부터 지금까지 수기작업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시스템 전산화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시설과 장비가 있다고 해도 인력이 부족하면 환자를 돌볼 수 없는 상황에 놓인다면서 “중증환자가 늘어나면 인력이 있다고 해도 결국 부족한 상황에 놓이고, 투석을 받아야 하는데 못 받는 경우도 생기는 등 여러 문제가 반복된다. 의료 시스템에 문제가 생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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