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도권도 다 찰라”…코로나 병상 1899개 확보 행정명령

  • 뉴시스
  • 입력 2021년 12월 10일 12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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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전국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중증·준중증·중등증 병상 1899개를 추가로 확보한다. 최근 비수도권에서도 감염 확산으로 확진자가 늘어나 병상 여력이 줄어들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10일 이 같은 내용의 병상 확보 행정명령을 발동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1일 단계적 일상회복 이후 고령층 확진자와 위중증 환자가 늘어나면서 전날 전국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80%에 육박한 79.3%를 기록해 병상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 준중증 병상, 중등증 환자를 위한 감염병 전담병원 병상 가동률도 각각 73.9%, 73.7%다.

정부는 앞서 지난달 5일과 12일 수도권, 24일 비수도권 의료기관에 각각 병상 확보 행정명령을 내린 바 있다. 일상회복 전환 이후 네 번째인 이번 행정명령은 전국 의료기관에 발동한다.

우선 전국에 있는 병상 500개 이상 700개 미만 의료기관 28곳을 대상으로 중증 및 준중증 병상 241개를 추가로 확보한다.

이는 500개 이상 700개 미만의 병상을 갖춘 종합병원에서도 코로나19 준중증·중증 환자를 치료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다. 정부는 이를 통해 병상 운영 효율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또 코로나19 치료병상을 운영하지 않는 비수도권 200~299개 병상 의료기관 137곳을 대상으로 중등증 환자 전담 치료병상 1658개를 추가로 확보한다.

이번 행정명령을 통해 중환자 병상은 158개 더 확보한다. 준중증과 중등증 병상은 각각 83개, 1658개를 추가로 확충한다. 목표대로 병상을 확보하면 중증 1413개, 준증증 746개, 중등증 1만3852개를 운영하게 된다.

단, 지자체별 의료기관 시설·인력 여건을 점검하고 병상 확보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실제로 확보 가능한 병상 수가 바뀔 수 있다.
이창준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환자병상관리반장은 “비수도권에서도 강원이나 충청권을 중심으로 수도권 못지않게 병상 가동률이 높다. 확산세가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충청권에서 전북이나 대구권으로 이송하고, 강원도 병상 여력 확보를 위해 비수도권에 함께 행정명령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수도권 환자를 비수도권으로 이송하기 위해 이번 조처를 마련했냐는 질문에 이기일 중대본 제1통제관은 “비수도권도 확진자가 많이 발생하면서 병상이 점차 줄어들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행정명령을 발동한 것”이라며 “(수도권과 비수도권) 서로 간에 병상을 전체적으로 공동 활용한다”고 답했다.

행정명령과 별개로 국방부에서도 현재 158개인 코로나19 병상을 134개 더 확보해 총 292개를 운영할 계획이다.

국방부는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운영 중인 국군수도병원과 고양병원에 54개 병상을 추가로 확보해 운영한다. 국군포천병원도 이달 말까지 중등증 병상 80개를 추가로 지정해 운영한다.

또 민간 의료기관에 파견 중인 군의관 77명 외에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에서 전공의로 근무 중인 군의관 40명을 상급종합병원에 지원한다.
이번 행정명령은 코로나19 발병 이후 일곱 번째, 일상회복 전환 이후 네 번째다.

정부는 앞서 3차 유행 때인 지난해 12월18일 국공립 대학병원과 상급종합병원 등에 중환자 병상 확보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이어 4차 유행이 이어진 올해 8월13일 수도권, 9월10일 비수도권에도 병상 확보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정부는 특히 단계적 일상회복 이후인 11월5일, 12일, 24일에 행정명령, 감염병 전담 (요양)병원 지정 등을 통해 병상을 확보했다. 지난달 12일 전체 2만9612개였던 코로나19 병상은 이날 0시 기준 3만1160개로 늘었다.

전국 코로나19 중환자 병상은 1125개에서 1255개로 늘었다. 준중증 병상은 455개에서 663개, 중등증 병상은 1만81개에서 1만2194개로 각각 증가했다.

지난달 5일과 12일 두 차례 행정명령을 통해 확보하기로 한 준중증·중등증 병상 1146개(준증증 454개, 중등증 692개) 중에선 49%인 561개를 확보해 운영 중이다. 나머지는 현재 시설 공사 등이 진행 중이다.

중등증·준중증·중증 병상을 모두 갖춘 거점 전담병원은 현재 17곳이 지정돼 1955개 병상이 운영 중이다. 전날 울산대병원, 김포우리병원 등이 새로 지정됐다.

거점 전담병원 17곳 중 12곳은 투석이 가능한 음압병상을 보유했다. 이 가운데 용인강남병원, 혜민병원, 박애병원 등 3곳은 이달부터 외래 환자 대상 투석실을 운영할 예정이다.

요양병원·시설 코로나19 환자를 위한 감염병 전담 요양병원은 7곳에서 1199개 병상을 운영하고 있다. 정신질환과 코로나19를 함께 치료하는 5곳은 감염병 전담 정신병원으로 지정해 256개 병상을 운영 중이다.

밀접 접촉자와 비접촉 소산자를 위해 7곳에 119개 병상을 별도로 운영 중이다.

반면 재택치료를 확대하면서 무증상 또는 경증 환자가 입소하는 생활치료센터 병상은 1만7951개에서 1만7048개로 줄었다.
한편, 체육관에 병상을 마련하거나 모듈 병원을 만들어야 한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정부는 최근 여러 병원에서 병상 확보에 협조적인 만큼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 통제관은 “우리나라 병상은 전국에 72만개가 있다. 1000명당 12.4개 병상을 가지고 있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에서 2위다. OECD 평균은 4.4개로, 1위는 11.8개인 일본”이라며 “이런 점을 고려하면 체육관에 새롭게 병상을 설치하거나 모듈을 만들기보다는 현재 있는 병상을 잘 활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중수본 관계자는 “지자체와 긴밀히 협력해 코로나19 치료만을 전담하기 위해 중증도에 따른 모든 유형의 병상을 운영하는 거점 전담병원도 지속해서 발굴·확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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