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복무 중인 현역 병사가 부대 이전 과정에서 안전장치 없이 맨 몸으로 2, 3층 건물 외벽에 붙은 에어컨 실외기를 제거하는 등 불합리한 일을 겪었다고 폭로했다.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는 10일 지상작전사령부 직할부대에서 복무 중이라고 주장한 제보자의 폭로를 공개했다.
제보자에 따르면, 해당 부대는 2019년 7월에 확정된 부대 이전을 올해 6월에 가서야 하게 됐다. 시간이 많았지만 부대에서는 이전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았고, 현재 병사들은 컨테이너 막사를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게다가 부대 이전 이후 5달이 지난 11월에서야 건물 설계 토의를 하고 있어 완공된 건물에 들어갈 날이 언제가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한다. 현재 생활하고 있는 컨테이너가 비좁고 복지시설도 미흡해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도 했다.
제보자는 “모든 이삿짐을 두 번이나 옮겨야 하는 비합리적인 일이 일어났다. 병사들은 얼마든지 부려 먹을 수 있는 노동력이니 생각 없이 일을 밀어붙인 거라고밖에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부대 이전 과정 중 건물 외벽에 붙은 약 60~80kg 무게의 에어컨 실외기를 제거하는데 병사들이 안전장치도 없이 투입돼 2, 3층에 붙어있는 것까지 직접 제거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다리차를 이용하면 안 되겠냐고 물었음에도 아무 답변도 오지 않았다”며 “실외기 하나를 끌어올릴 때마다 저희의 목숨도 하나씩 걸고 끌어올렸다”고 토로했다.
부대 측 관계자는 동아닷컴과의 통화에서 실외기 제거 작업에 대해 “사병들만 한 것이 아니고 간부들과 함께 TF를 구성해 안전교육 후 작업을 진행했다”며 “외벽에 설치된 실외기를 밧줄로 묶은 다음, 인원들이 내부에서 줄을 당겨 실외기를 들어 올려 지상으로 내리는 작업이었다”고 해명했다.
부대 측은 “여러 가지 불비한 여건으로 인해 육체적, 심적으로 불편함과 상처를 겪고 있는 장병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며 “부대는 부대 개편 계획의 조정에 따라 불가피하게 이전됐다”고 밝혔다.
제보를 접한 누리꾼들은 “계획을 정하는 사람들이 자기가 생활할 곳이 아니라 저렇게 정한다”, “가족들이 추위에 저런 곳에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면 저렇게 못 한다”, “(병사들이) 컨테이너는 겪을 수밖에 없는데, 겪지 않아야 될 위험까지 겪었다” 등 부대 측을 질책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