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환자 병상 134개 확충할때, 환자는 442명 급증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2월 11일 03시 00분


[코로나 급속 확산]병상 가동률 숨통은커녕 악화일로

10일 방역당국이 병상 확보를 위한 행정명령을 다시 내렸다. 지난달 1일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 시작 이후 네 번째다. 지난달 5일을 시작으로 같은 달 12일, 24일에도 일선 병원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병상을 더 확보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병상 가동률에 숨통이 트이기는커녕 입원을 못 해 대기하는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정부는 행정명령을 통해 지금까지 134개의 중환자 병상을 추가 확보했다(9일 오후 5시 기준). 하지만 같은 기간 코로나19 중환자 병상에서 치료 중인 환자 수는 442명 늘었다. 늘어난 환자 수가 추가한 병상 수의 3배가 넘은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 기간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무려 30%포인트 폭증했다(49.3%→79.3%).

중환자 병상 과밀을 해소하기 위한 준중환자 병상과 일반 병상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특히 일반 병상의 경우 2000개 넘게 추가 확보했음에도 불구하고 가동률은 오히려 15.5%포인트 높아졌다. 10일 내린 4차 행정명령을 통해 정부가 기대하는 추가 중환자 병상 수는 241개다. 하지만 국가수리과학연구소가 8일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이달 말 재원 중인 위중증 환자 수는 지금보다 900명가량 많은 1767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병상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모듈형(이동형) 병상의 운영 계획도 밝혔다. 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계획조차 세우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모듈형 병상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며 말을 바꾸고 있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제1통제관은 10일 브리핑에서 “우리나라의 인구 대비 병상 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위 수준”이라며 “(있는 병상을) 잘 활용하면 체육관이나 모듈 병상이 필요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백순영 가톨릭대 의대 명예교수는 “중등증 환자가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중환자로 악화하거나 사망하는 케이스가 늘고 있다. 모듈형 병상을 통해 일반 병상이라도 단기간에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병상을 찾지 못해 대기 중인 코로나19 환자는 수도권에서만 1258명(10일 0시 기준)으로 집계됐다. 최근 5주 사이 병상 대기 중 사망한 환자는 29명이다.

이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7022명으로 사흘 연속 7000명대를 기록했다. 국내 오미크론 변이 감염 사례도 3건이 추가로 확인돼 총 63건으로 늘었다. 급기야 정부는 10일 ‘다음 주 특단의 조치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다시 말하면 최소 이번 주말까지는 모임 인원 제한 강화나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 제한 같은 추가 조치가 없다는 뜻이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아직 특별방역대책을 시행한 지 채 일주일도 되지 않았다. 방역 조치의 효과가 나타나는지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환자 병상#병상 가동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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