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수뢰 의혹’ 유한기… 유서 남기고 숨진채 발견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2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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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욱-정영학에 2억 받은 혐의… 당초 14일 구속영장 심사 예정
성남시 등 윗선 수사 차질 불가피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현 포천도시공사 사장)이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나흘 앞둔 10일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이날 오전 4시 10분경 유 전 본부장의 가족으로부터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글을 남기고 휴대전화를 집에 두고 나갔다”는 실종 신고를 받고 수색에 나서 오전 7시 39분경 자택 인근에서 유 전 본부장의 시신을 찾았다. 유족 측은 경찰 조사에서 A4 3장 분량의 유서에 극단적인 선택을 암시하는 내용이 담겼다고 말했으며, 유서 내용 공개를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대장동 개발 특혜 및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9일 유 전 본부장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구속영장에는 유 전 본부장이 2014년 8월 대장동 사업 환경영향평가에서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의 관계사 천화동인 4, 5호 소유주인 남욱 변호사와 정영학 회계사로부터 총 2억 원을 받은 혐의가 기재됐다.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 선정을 앞둔 2015년 3월 당시 황무성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의 사퇴를 종용한 혐의로도 검찰 수사를 받았다. 유 전 본부장을 1일과 7일 피의자 신분으로 두 차례 조사한 서울중앙지검은 10일 “이번 불행한 일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진심으로 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짤막한 입장문을 냈다.

성남도시개발공사 내에서 유동규 전 사장 직무대리(수감 중)에 이어 ‘2인자’로 불린 유 전 본부장의 사망으로 성남시 등의 공모 여부를 수사하려고 했던 검찰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다.

#대장동 수뢰 의혹#유서#유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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