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로나19 확산세가 기대와 달리 폭발적으로 커지면서 정부가 방역체계를 다시 세게 조일지 주목된다.
정부는 유행 확산이 더 이상 누그러지지 않는다면 이번 주 특단의 조치를 발표할 수 있다고 앞서 밝혔다. 이 과정에서 ‘사적모임 제한’과 ‘시설 운영제한’을 가장 효과가 좋았던 통제 수단으로 거론해 과거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 수준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나온다.
◇주말 6689명 확진…위중증·병상여력 ‘최악’
13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12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6689명이 발생해 국내 코로나19 유입이후 토요일(일요일 0시) 발생 기준 최다치를 찍었다.
지난 8일 7000명을 처음 돌파한 7174명을 기록한 이후 5일 연속 7000명 안팎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주말은 보통 확진자가 주중보다 훨씬 적은데, 지난 주말은 이전 주중과 비슷한 규모를 보여 이번 주 확산세가 매우 커질 가능성이 나온다. 일각에서 예견했던 일일 1만명 돌파가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
현재 유행의 파급력은 확산속도가 빠른 ‘델타 변이주’ 때문이다. 여기에 더 빠른 오미크론 변이가 퍼져나가면서 위기감이 배가되고 있다. 인천 미추홀구 교회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는 오미크론은 최근 아프가니스탄 국적의 30대 유학생을 통해서도 전북과 서울, 전남 등으로 큭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위증증 환자도 크게 늘었다. 그만큼 병상여력이 빠르게 감소해 병상 대기자 역시 급증하고 있다.
위중증 환자는 12일 0시 기준 894명으로 역대 가장 많은 규모를 기록했다. 11월 이전만 해도 위중증 환자는 300~400명대였다. 11월 들어 500~600명대로 늘었고 12월이 되면서 700명대를 넘어 800명선에 들어섰다.
병상은 사실상 고갈됐다.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5시 기준, 수도권은 전체 중환자 병상 821개 중 710개가 가동 중으로 가동률 86.5%를 기록했다.
수도권의 병상 배정 대기자는 12일 0시 기준으로 1739명을 기록해 전날 1508명 대비 무려 231명 늘었다. 약 2주전(11월28일~12월4일) 병상을 기다리다가 사망한 사례는 13명으로 집계된다. 이때까지 5주간 병상 대기 사망자는 30명에 육박한 29명을 기록했다. 우려가 현실이 된 것이다.
◇바닥난 의료 여력…고개드는 강력한 방역체계
의료체계 여력은 국내 방역체계 강도 설정을 위한 바로미터가 된다. 하지만 이 여력이 바닥을 드러내면서 정부가 다시 사회적 거리두기 복귀를 결단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특단의 대책이 없으면 1만명 도달은 물론이고 신규 확진자가 더블링 현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더블링은 일일 확진자가 순식간에 두 배로 급증하는 현상이다.
정부는 기존의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로 돌아갈 가능성을 시사했다.
현재 ‘단계적 일상회복’ 체계에 따라 수도권 6명, 비수도권 8명을 허용하는 사적모임 인원을 과거처럼 4명이나 5명으로 더 축소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현재 24시간 영업이 가능한 대다수의 시설의 제한시간도 밤 9~10시로 다시 줄이는 방안이 수면 위에 올랐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지난 10일 “이른 시일 내에 우리 공동체가 처한 위기 국면의 반전이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정부는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등을 포함한 특단의 방역대책을 결정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도 “만약 유행세가 더 심해지면 추가적인 방역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 제1통제관은 “지난 3차 유행에서 가장 강력했던 것이 5인이상 사적 모임 금지와 21시 운영제한이었다”면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면 이 같은 제한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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