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가 114명으로 늘었다. 지난달 30일 첫 확인 후 2주 만에 세 자릿수가 됐다. 발생 지역은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과 충북 전남 전북 등 17개 시도 중 6곳이다.
13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는 하루 전에 비해 24명 늘었다. 3명은 해외 유입이지만, 21명은 국내 감염 사례다. 아직 오미크론 감염 판정을 받지 않았지만 의심되는 코로나19 확진자 역시 하루 만에 13명 늘어 25명이다.
국내 오미크론 전파 속도가 지금 우세종인 델타 변이보다 훨씬 빠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남과 전북에서 발생한 확진 사례가 대표적이다. 지난달 25일 입국한 아프가니스탄 국적 A 씨는 전북에서 자가 격리를 하다 가족까지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됐다. 이 가족과 접촉한 B 씨가 4, 5일 서울의 가족 모임, 전남 함평 어린이집 등을 통해 연쇄 감염을 일으킨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어린이집의 경우 오미크론 감염 아동 1명이 약 6시간 머물렀는데도 8명이 추가 감염됐다. 오미크론 의심 환자에는 함평군보건소 등 공공기관 근무자도 6명 포함돼 있다.
오미크론 변이 감염이 확정된 90명과 의심되는 33명 등을 분석한 결과 평균 잠복기는 4.2일이었다. 잠복기는 바이러스 접촉 후 처음 증상이 나타날 때까지 걸린 기간이다. 델타 변이의 평균 잠복기는 3∼5일로 오미크론과 비슷하다. 그러나 앞선 환자가 증상을 보인 뒤 다음 감염자에게서 증상이 나올 때까지 걸린 기간(평균 세대기)은 2.8∼3.4일로 집계됐다. 델타(2.9∼6.3일)에 비해 최대 절반 수준으로 짧았다. 그만큼 전파력이 강할 것으로 추정된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오미크론은 접촉과 동시에 본인이 감염되는 것은 물론이고 타인에게 전파되는 수준으로 바이러스가 활성화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반면 위험도는 기존 변이에 비해 낮을 가능성이 높다. 방대본에 따르면 123명 중 24.4%가 무증상 상태였다. 유증상자도 초기에 발열, 인후통, 기침 등의 증상만 보였다. 현재까지도 오미크론 확진자 전원은 무증상이거나 경증이다.
정부는 오미크론 확산에 따라 시작한 해외 입국자 자가 격리 10일 의무화 조치를 연장할 뜻을 밝혔다. 당초 3∼16일이 자가 격리 의무화 기간이었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오미크론이 등장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과학적 근거가 매우 부족하다”며 “(자가 격리) 연장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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