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일 천안함 함장 모욕’ 교사에 벌금 200만원 구형…“다시 한번 죄송”

해군과 해난구조 업체 관계자들이 천안함 침몰 20일만인 2010년 4월 15일 백령도 남방 1370ｍ 지점 해역에 가라앉아 있는 천안함 함미를 대형 크레인으로 인양하고 있다. (서울지방보훈청 제공)2013.3.26/뉴스1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을 향해 욕설과 막말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현직 고등학교 교사가 첫 재판에서 혐의를 인정하면서 “최 전 함장에게 다시 한번 죄송하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6단독 김태균 부장판사는 14일 모역 혐의로 기소된 휘문고 교사 정모씨의 1회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정씨의 변호인은 “피고인이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정씨에게 모욕죄 법정형의 최고형량인 벌금 200만원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고소인(최 전 함장) 측에서 국회에 항의방문을 가 요구한 것은 천안함 순직 장병들을 위한 것이지 피해자 개인의 명예를 위한 것이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그럼에도 피고인은 최 전 함장에게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울러 누구나 볼 수 있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 점, 고등학생들을 균형감 있게 교육해야 하는 교사인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씨는 최후진술에서 “개인공간이라 생각한 페이스북이지만, 공개상태에서 글을 쓴다는 건 아무래도 여러 사람과 학생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함부로 글을 쓴 저의 잘못이고 반성하고 있다”며 “학생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개인 SNS라도 내용이나 형식 유의해서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고소인 측에서도 제 글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받고 아직도 상처가 지워지지 않았다고 생각해 다시 한번 죄송하단 말씀 드린다”며 “(최 전 함장이) 합의를 안 해준 것도 법적인 조치를 원하시는 것 같아 받아들이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내년 1월18일에 선고를 진행하기로 했다.

정씨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최 전 함장을 모욕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최 전 함장이 조상호 전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이 “최 전 함장이 부하들을 수장시켰다”는 발언에 대해 국회에 항의 방문하자, 자신의 SNS에 “천안함이 폭침이라 치면 파직에 귀양 갔어야 할 함장이란 XX가 어디서 XXX를 나대고 XX이야”라며 “천안함이 무슨 벼슬이냐? 천안함은 세월호가 아냐 XX아. 넌 군인이라고! XX아”라는 글을 올렸다.

이후 커뮤니티 등에서 논란이 확산되면서 정씨가 휘문고 교사라는 사실이 밝혀지자, 정씨는 글을 삭제하고 사과문을 올렸다.

그러나 최 전 함장은 “선처는 없다”며 명예훼손과 모욕 혐의로 고소했다. 사건을 담당한 서울 수서경찰서는 지난 8월 정씨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벌금 200만원으로 약식기소했고, 법원은 벌금 100만원만 인정했다. 그러자 검찰은 이에 불복해 법원에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