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8·15대회 강행’ 前민주노총 비대위원장 실형 구형

  • 뉴시스
  • 입력 2021년 12월 14일 11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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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지난해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광복절 집회를 주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재하 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실형을 구형했다. 이에 민주노총 측은 “감염병예방법(집회 제한·금지 조항)은 위헌”이라고 맞섰다.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9단독 정종건 판사는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민주노총 관계자 8명의 첫 공판을 진행했다. 당시 집회를 주도한 김 전 위원장에게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위반 혐의도 함께 적용됐다.

민주노총 측이 모든 증거에 동의함에 따라 변론이 종결되고 이날 바로 결심공판이 진행됐다. 검찰은 “김 전 위원장에게 징역 1년과 벌금 300만원을, 나머지 민주노총 관계자들에겐 각 벌금 200만원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민주노총 측은 “감염병예방법에 따른 집회 제한·금지 조치는 형식이나 절차를 정하지 않은 점에 비춰 죄형법정주의 및 헌법상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또 “당시 종교행사나 다중이 모이는 영업은 금지하지 않고 유독 집회만 원천봉쇄했다”며 “이 사건 고시를 전제로 하는 이 사건 공소사실은 성립할 수 없고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최후진술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불평등 심화는 모두가 인정하고 있다”며 “이제는 (노동자들이) 목소리를 내는 것조차 불평등한 게 아닌가하는 자괴감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사는 상대적으로 소외된 사람들의 유일한 표현 방법이 집회”라며 “지금처럼 재갈을 물리고 족쇄를 채우는 정책이 계속돼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김 전 위원장 등의 선고는 다음 달 20일 오후에 내려질 예정이다.

민주노총은 수도권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던 지난해 8월15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 일대에서 2000여명이 참석한 ‘8·15노동자대회’를 진행하고 한미 연합훈련 중단 등을 요구했다.

당시 서울시는 집회금지 행정명령을 내렸지만 민주노총은 이에 불복하고 집회를 강행했다. 집회 방식이 아닌 기자회견 방식으로 변경하긴 했지만, 참가자들이 함께 구호를 외치고 노래를 부르는 등 사실상 집회였다는 시선이 나왔다.

민주노총은 이 집회 이후 참가한 전 조합원에게 코로나19 검진을 지시했고, 여기에 응한 이들 중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민주노총은 마스크, 페이스 쉴드(얼굴 가리개)를 착용하는 등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켰다고 주장한 바 있다.

앞서 1심 법원은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에게 지난달 25일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하며 ‘도심 집회를 제한한 감염병예방법 조항은 위헌이 아니다’라며 위헌법률 심판 제청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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