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사과’에 ‘서버 증설’도 무색…‘QR 또 먹통’에 “한심·황당” 반응

  • 뉴스1
  • 입력 2021년 12월 14일 13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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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패스’가 본격 시행된지 이틀째인 14일 서울의 한 식당에서 네이버 등 QR코드 시스템 오류가 발생하고 있다. 첫날부터 잇단 접속 장애로 차질을 빚은 ‘방역패스’는 이날도 접속 장애가 발생해 혼선이 빚어졌다. 이는 점심시간 접속이 몰리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2021.12.14/뉴스1 © News1
‘방역패스’가 본격 시행된지 이틀째인 14일 서울의 한 식당에서 네이버 등 QR코드 시스템 오류가 발생하고 있다. 첫날부터 잇단 접속 장애로 차질을 빚은 ‘방역패스’는 이날도 접속 장애가 발생해 혼선이 빚어졌다. 이는 점심시간 접속이 몰리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2021.12.14/뉴스1 © News1
“설마 했는데 오늘도 또 안 됐다.”

식당과 카페 등 다중이용시설 입장 시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를 적용키로 한 둘째 날인 14일에도 쿠브(COOV·전자예방접종증명서) 애플리케이션(앱)이 접속되지 않아 혼란을 빚으면서, 시민들 사이에선 “한심하다” “황당하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14일 뉴스1 취재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44분쯤부터 백신접종 완료를 증명할 수 있는 쿠브 앱과 네이버 앱 인증 과정에서 오류가 생기자 곳곳에서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13일에 이어 14일에도 점심시간에 식당과 카페에 몰린 입장객들의 방역패스 인증 시간이 길어지자 입장객들 사이에선 불만 섞인 반응을 보였다.

여의도에서 일하는 30대 직장인 A씨는 “밥 시간이 정해져있는데 어제 QR코드 오류로 줄을 섰다”며 “짜증났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여의도 30대 직장인 B씨는 “방역패스가 솔직히 의미가 있나 싶다”며 “백신 안맞은 사람을 찾기가 더 힘들어 그냥 탁상행정 같다”고 말했다. 이어 B씨는 “QR코드 오류도 일을 주먹구구식으로 해서 생긴 결과”라고 덧붙였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만난 직장인 이연주씨(32)는 “이렇게까지 백신을 맞도록 했으면 기본적인 것들은 갖췄어야 하는 거 아닌가 싶다”며 “욕을 사서 먹는 경우 같다”고 말했다.

직장인 정모씨(38)는 “이 상황 자체가 그냥 웃기다”며 “어제 욕을 먹었음에도 오늘도 안되는 것을 보니 아마추어가 맞는 거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정씨는 “사전에 몰리는 네이버 말고 다른 걸로도 해보라고 알려줬으면 이런 일도 없었을 텐데 그것도 고려 못한 게 한심하다”라며 “시민들한테 방역패스 당부하기 전에 이런 것부터 해결했으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실제 이날 QR코드 인증을 위한 태블릿 PC 8대가 놓인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입구에선 “이거 또 안 되네” “QR 또 안 돼” “적당히 좀 해라” 등의 불만이 쏟아졌다. 이들 대부분은 네이버 앱을 통한 인증에 실패한 경우였다.

네이버 앱을 통해 접속하면 로딩 중을 나타내는 화면이 떴다가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없습니다’라는 화면으로 이어졌다. 시민들은 “이거 왜 안 돼”하면서 화면 중단에 뜬 ‘다시 시도하기’ 버튼을 연신 눌렀지만, 결과는 그대로였다.

이를 보다 못한 직원은 “카카오톡이나 쿠브 앱으로 해보세요”라며 안내했고, 시민들은 그제야 “이건 되네”라며 무사히 인증을 마쳤다.

그 바람에 코엑스 입구에선 뒤로 30명 가까운 인원이 길게 줄을 늘어서는 광경도 연출됐다. 입구 밖에서 추위에 떨며 기다리는 시민들은 두리번거리며 안에 무슨 일인지 살피기도 했다.

이런 접속 오류 현상은 10분 넘게 지속됐다. 코엑스 식당가에선 손님 20명가량이 입구에서 들어가지 못하고 휴대전화를 흔들며 표정을 찌푸리기도 했다. 이들 역시 네이버를 통해 QR을 접속한 경우였다. 하지만 화면엔 여전히 QR코드가 뜨지 않았고,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없습니다’라는 문장만 표시됐다.

접속 오류에 애를 먹은 시민들뿐 아니라 식당 직원들도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코엑스 내 한 식당 직원 강모씨(27)는 “손님들이 (인증이) 안된대서 순간 당황했다”며 “직접 해봤더니 진짜 안됐다”고 말했다. 강씨는 “아무래도 사람들이 네이버를 가장 많이 써서 생긴 문제 같은데 다른 건 돼서 손님들에게 다른 걸로 해보시라고 안내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30대 직원 김모씨는 “방금 오늘도 (QR코드 오류 사례에 한해) 방역패스 위반을 적용하지 않겠다는 뉴스 봤는데, 그럴 거면 왜 하는 건지 황당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어제도 일일이 안내하고 안 되는 손님들 돌려보내느라 힘들었는데 이러다가 손님들이 뉴스 가지고 그냥 막 들어올 거 같아서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질병관리청(질병청)은 14일 전날 벌어진 ‘QR 먹통’에 “쿠브 서버를 긴급 증설했고 오늘은 원활한 사용을 기대한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같은 날 김부겸 국무총리도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방역패스’ 접속 장애를 일으켜 혼선이 빚어진 데 대해 “국민 여러분께 불편을 드린 점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튿날에도 문제가 반복되는 양상을 보여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그러자 현재 질병청은 “(만일) 오늘도 시스템 작동이 현장에서 원활하지 않은 데 따른 미확인 사례에 벌칙은 유예될 예정”이라며 또다시 한발 물러선 입장을 발표한 상황이다.

당초 중앙대책본부는 방역패스 계도 기간이 끝난 13일부터 백신 접종 증명이나 48시간 이내 유전자증폭(PCR) 검사 음성 확인이 안 될 경우 16종의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할 수 없도록 할 계획이었다. 또 이를 위반했을 경우 10만원 이하의 과태료도 부과할 예정이었다.

16종 시설은 Δ식당·카페 Δ학원 등 Δ영화관·공연장 Δ독서실·스터디카페 Δ멀티방(오락실 제외) ΔPC방 Δ실내외 스포츠경기장 Δ박물관·미술관·과학관 Δ파티룸 Δ도서관 Δ마사지·안마소 등이다.

기존 적용시설인 Δ유흥시설 Δ노래연습장 Δ실내체육시설(관람장) Δ목욕장업 Δ경륜·경정·경마·카지노 등 5종 외에 해당 11개 업종이 추가된 상황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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