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 재판’ 본격 시작…檢 “문자메시지가 증거”

  • 뉴시스
  • 입력 2021년 12월 14일 14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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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수(구속) 도이치모터스 회장 측이 주가조작 혐의 첫 준비기일에 나와 혐의를 부인하는 취지의 입장을 냈다. 이 사건에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도 연루돼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권 회장 등 9명의 2차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일부 공모자들보다 늦게 기소돼 이번이 첫 공판준비기일이었던 권 회장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다투는 취지”라는 입장을 밝혔다. 증거에 대한 의견 등 자세한 내용은 자료 검토가 끝나지 않았다며 다음 기일에 밝히기로 했다.

구속 상태인 권 회장 본인은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는 준비기일인만큼 이날 법정에는 나오지 않았다.

권 회장은 2009년 12월23일에서 2012년 12월7일 사이 도이치모터스 주식에 대해 고가매수 등 시세조종 주문을 제출해 약 82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권 회장은 일명 ‘선수’, ‘부띠끄’ 투자자문사 등과 함께 91명의 157개 계좌를 이용해 가장·통정매매, 고가매수, 허위매수 등 이상매매 주문을 7804회 제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1661만주(약 654억원 상당)가 이용된 것으로 파악됏다.

검찰은 권 회장 일당이 인위적 대량매수세 형성, 주식 수급, 매도 통제, 주가 하락 시 주가 방어 등의 방법으로 인위적으로 주가를 상승시킨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한편 권 회장과 공모한 혐의를 받아 이날 함께 준비기일에 나온 피고인들 대부분은 혐의를 부인했다.

이들에 대한 혐의 입증에는 검찰이 확보한 피고인 등의 문자메시지 내용과 해석, 진위 여부 등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날 재판부, 변호인 등과 증거조사 시간 등을 정하는 과정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문자메시지가 많다. 그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문자메시지가 주로 증거로 제출될 것 같은데 피고인들이 그 부분에 대해 특별히 동의할지 여부는 부정적 입장”이라고 했다.

재판부도 피고인들을 향해 “문자메시지 자체가 조작됐을 수 있다는 등의 주장을 하겠느냐”면서 “위수증(위법수집증거배제법칙) 주장이 만약 있으면 그게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피고인 측은 “문자메시지 확인을 아직 못 했다”며 따로 의견을 내지 않았다.

일부 피고인들은 구체적인 시세조종 행위가 공소장에 명시되지 않아 방어권 행사에 지장이 있다는 주장도 펼쳤다.

재판부는 피고인들 주장 중 행위 태양 등이 다른 사건에 비해 간략하게 설시돼 있다며 공소장 변경 여부를 검찰에 물었지만, 검찰은 “이 이상은 지나치다”는 의견을 냈다.

이들의 첫 정식 재판은 다음 해 1월21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에게 다음 해 1월10일까지 증거에 대한 의견을 밝혀달라고 요청했고, 검찰에게는 같은 달 14일까지 입증계획을 제출하라고 했다. 내년 2월부터는 재판을 매주 진행할 뜻도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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