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앞바다 해상풍력 단지 잇단 추진에 섬 주민들 거센 반발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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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해역 바람, 풍력발전에 최적…덕적도-굴업도 인근 등 조성 계획
15개 업체 공유수면 점-사용 허가
어민들 “어장-항로 악영향 우려”, 인천시 “의견 수렴 절차 더 필요”

국내 첫 해상풍력발전단지인 제주 탐라해상풍력단지. 인천 해역에서도 세계 최대 해상풍력 발전 기업인 오스테드 등이 해상풍력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인근 어민들의 반발로 사업이 순조롭지 않다. 인천시 제공
국내 첫 해상풍력발전단지인 제주 탐라해상풍력단지. 인천 해역에서도 세계 최대 해상풍력 발전 기업인 오스테드 등이 해상풍력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인근 어민들의 반발로 사업이 순조롭지 않다. 인천시 제공
인천 옹진군 덕적도와 굴업도 등 인천 해역에 대규모 해상풍력 발전단지 조성사업이 잇달아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지역 어민들은 꽃게 어장 축소 등 어업권 피해가 우려되고 충분한 의견 수렴 절차가 없었다며 반발해 사업이 순조롭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 해상풍력 각축장 된 인천 앞바다

14일 인천시에 따르면 세계 최대 해상풍력 발전기업인 덴마크 ‘오스테드’ 등 4개 사업자가 인천 해역에서 해상풍력 발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중 사업규모가 가장 큰 오스테드는 2026년까지 8조 원을 들여 옹진군 덕적도 인근 해상에 1608MW 규모의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140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오스테드는 이달 초 산업통상자원부에 발전사업 허가를 신청했다.

스페인 기업인 ‘OW코리아’도 2028년까지 6조 원을 투입해 덕적도 인근 바다에 1200MW 규모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조성한다. 국내 발전사인 한국남동발전이 굴업도와 중구 용유무의도 인근 해상에 총 640MW의 해상풍력 단지를, CJ그룹 계열사인 C&I레저산업이 굴업도 인근에 233MW 규모의 풍력 단지를 만들 계획이다.

현재 15개 업체가 해상풍력 사업을 목표로 인천 해상에 공유수면 점용·사용 허가를 받은 상황이어서 인천 바닷바람을 이용한 신재생에너지 개발은 더욱 활성화할 것으로 보인다.

인천 바다의 바람은 해상풍력 발전을 하기에 최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적으로 해상풍력은 평균 초속이 6m 이상이면 가능한 것으로 보는데, 오스테드와 한국남동발전이 1년 동안 사업 대상지의 풍속을 측정한 결과 평균 초속은 이보다 높은 6.7∼7.3m로 나왔다.

○ 꽃게 어장 축소·여객선 항로 침해 반발


해상풍력 발전사업은 산업부로부터 발전사업 허가를 받더라도 환경영향평가와 해역이용협의 등 관련 인허가를 받는 데 있어 주민들과의 합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인천 섬 지역 주민들은 덕적도 일대 해상에서 꽃게를 해마다 어획하고 있다며 어장 축소로 생존권이 침해될 수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인천닻자망협회 등 인천 16개 어민·시민단체는 최근 오스테드가 발전사업 허가를 신청한 뒤 성명을 내고 “풍력발전단지가 위치하는 곳은 국내 최대 꽃게 어장으로 서울의 절반에 가까운 280km²에 달한다”며 “조업 어장 축소는 어선뿐 아니라 선원, 판매 소상공인 등 관련 주민들의 밥줄이 끊어지는 생존의 문제”라고 했다.

이 단체들은 또 백령도 등 섬을 오가는 여객선 항로가 운항에 영향을 받는 데다 사업자 측에서 주민들의 의견도 충분히 수렴하지 않았다고 반발하고 있다.

어민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인천시는 오스테드의 발전사업 허가를 심의하는 산업부에 “주민 의견 수렴 절차가 더 필요하다”는 입장을 제출할 예정이다.

한국남동발전도 최근 해상풍력 발전사업 허가를 신청했다가 주민 반발에 심사를 포기하고 내년에 다시 신청하기로 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해상풍력 발전사업은 어민 등 지역 주민과의 합의가 최우선”이라며 “사업자가 주민 의견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시#인천앞바다#해상풍력#주민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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