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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52년만에 반공법위반 무죄’…법원 “고인의 명예 회복됐으면”
뉴스1
업데이트
2021-12-15 11:57
2021년 12월 15일 11시 57분
입력
2021-12-15 11:57
2021년 12월 15일 11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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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임도씨와 양재천씨 유족들이 아버지들의 반공법위반 혐의에 대한 재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가 선고되자 전주지법 군산지원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2021.12.15/뉴스1
“너무 많이 늦었지만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1969년 동료 선원이 북한을 찬양하는 것을 듣고도 그 사실을 수사기관에 알리지 않은 혐의로 기소돼 처벌받았던 고(故) 임도수씨와 양재천씨의 재심 사건을 맡은 노유경 부장판사가 ‘무죄’를 선고한 뒤 유족들에게 한 말이다.
노 부장판사는 “국가가 국민에게 해서는 안될 일을 했다. 다시 돌이킬 수 없다는 점에서 마음이 무겁다”면서 “재심 결과를 시작으로 조금이나마 고인의 명예가 회복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주지법 군산지원 형사1단독(부장판사 노유경)은 15일 임도수씨와 양재천씨의 반공법위반(불고지죄) 사건에 대한 재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불고지죄는 반국가활동을 한 사람을 알고 있으면서도 수사기관이나 정보기관에 신고하지 않는 경우 성립되는 범죄다.
노 부장판사는 “수사단계에서 불법구금과 고문 등 가혹행위가 있었던 만큼, 당시 피고인들의 자백과 진술은 증거능력이 있다고 볼 수 없다”며 무죄선고 이유를 밝혔다.
이날 선고로 고 임도수씨와 양재천씨는 불법 체포돼 구금된 지 52년만에 누명을 벗게 됐다.
고 임도수씨의 자녀인 임영신씨는 “판사님이 무죄라고 할 때 순간 아버지 생각이 나서 울컥 했다”며 “하늘에 계신 아버지가 많이 좋아하실 것 같다”고 말했다.
고 양재천씨의 아들 양은석씨는 “아버지가 돌아가기 전에 억울하다며 이 이야기를 해줬다”며 “아버지의 누명을 벗겨 주고 싶어 재심 신청을 하게 됐다. 무죄 선고로 아버지의 명예가 조금이나마 회복돼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이번 재심사건은 고인이 된 아버지들의 명예를 회복하겠다고 나선 유족들이 재심을 신청하면서 진행됐다.
이후 지난 9월 군산지원 노유경 부장판사는 사건 당시 이들에 대한 임의동행과 체포, 구속이 위법했고, 수사과정에서 폭행, 가혹행위가 있었다는 점 등이 수사기록과 공판기록을 통해 인정된다며 재심개시결정을 내렸다.
이들은 지난 1966년과 1968년 동료 선원이 북한을 찬양하는 것을 듣고도 그 사실을 수사기관에 알리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다음해인 1969년 이들은 유죄가 인정돼,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3년, 자격정지 1년형을 받았다.
하지만 억울한 누명을 썼던 임도수씨는 지난 2020년 9월8일, 양재천씨는 1973년 12월22일에 세상을 떠났다.
(전북=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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