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첩장 돌렸는데 날벼락” “직원 뽑아놨더니” 강력 거리두기 예고에 시민들 혼란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2월 15일 17시 40분


동아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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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16일 결혼식을 앞둔 직장인 전지환 씨(30)는 주변 지인들에게 청첩장을 전달하기 위해 잡아둔 식사 모임들을 취소해야 할지 고민 중이다. 전 씨는 지난달 1일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 조치가 시행되면서 결혼식에 다수의 하객이 모이는 모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해 예식장 측에 보증 인원을 250명으로 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15일 ‘위드 코로나’를 중단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다시 강화하겠다는 정부 발표를 접하고 고민이 깊어졌다. 전 씨는 “이미 청첩장을 돌리면서 결혼식 참석을 부탁드린 분이 많은데 일일이 연락해 사과를 해야 할지 걱정”이라며 “지난달 정부가 1월까지 단계적으로 일상 회복을 하겠다고 발표해서 그것만 믿고 하객 수를 넉넉하게 잡았는데, 다시 조정하려니 너무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말했다.

정부의 ‘거리두기 강화’ 예고에 따라 일상 회복이 중단될 상황에 놓이자 결혼식 등 행사나 사적 모임 계획을 세웠던 시민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18일 결혼식이 예정된 정모 씨(26)는 “결혼식에 와달라고 청첩장을 이미 보냈는데 하객들 한 분 한 분께 ‘식사는 못 하실 수도 있다’고 연락을 드려야 하는 상황이라 너무 죄송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직장인 박성은 씨(26)는 “다음주 주말에 10명에서 풀빌라 펜션에 놀러 가려고 예약을 해뒀는데 거리두기가 강화 된다는 소식을 듣고 14일 예약을 취소했다”고 했다.

‘연말 대목’을 노렸던 자영업자들은 모임 예약이 줄줄이 취소되자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 강남구에서 술집을 하는 장석원 씨(49)는 “위드 코로나를 앞두고 아르바이트 직원을 최근에 1명 더 구했는데, 거리두기가 강화되면 다시 내보내야 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며 “수도권은 사적 모임 인원이 2인까지 제한될 수도 있다고 하는데, 그렇게 되면 장사를 아예 못하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서울 성동구에서 고깃집을 운영 하는 차정호 씨(57)는 “어제(14일)까지만 해도 하루 1건 이상은 예약 문의가 들어왔는데 오늘은 전혀 없다. 이달 들어서 예약이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지난달엔 주말 저녁마다 대기 좌석까지 가득 찰 정도로 장사가 잘 됐는데 연말 장사는 완전히 망가질 것 같다”고 말했다.

자영업자 단체는 정부의 거리두기 강화 예고에 “방역 협조는 끝났다”며 정부 규탄 시위를 예고했다.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22일 오후 3시 서울 광화문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겠다고 15일 밝혔다. 비대위는 입장문을 통해 “정부와 방역당국의 무책임이 자영업자에게만 떠넘겨지고 있다”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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