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접종자 혼밥만 가능… 주말 결혼 예비부부도 날벼락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2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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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거리두기 강화]
“면역질환 앓아 백신 안맞았는데 동료가 밥먹자 하면 뭐라 하나”
하객 모두 접종완료땐 299명까지… “양해 전화 돌리느라 정신 없다”

16일 서울의 한 식당에 ‘백신 미접종자 출입 금지’ 안내문이 붙어 있다. 강화된 방역조치에 따라 18일부터 미접종자는 ‘혼밥’ 또는 포장·배달로만 식당을 이용할 수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16일 서울의 한 식당에 ‘백신 미접종자 출입 금지’ 안내문이 붙어 있다. 강화된 방역조치에 따라 18일부터 미접종자는 ‘혼밥’ 또는 포장·배달로만 식당을 이용할 수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대학생 김다은 씨(23)는 연말을 맞아 학교 선후배와 여러 개 약속을 잡았지만 모두 참석이 불투명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과거 자가면역질환을 앓았던 김 씨는 부작용 우려로 백신을 맞지 못했다. 김 씨는 “유전자증폭(PCR)검사라도 받아서 모임에 참석해야 하나 고민 중인데 요즘 검사 인원이 몰려 검사를 한 번 받는 데만 한 시간 반씩 걸린다고 해 걱정”이라고 말했다.

방역당국이 16일 발표한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 방안에 따르면 18일부터는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서)가 없는 백신 미접종자의 경우 식당과 카페에서 ‘혼밥’(혼자 식사) 또는 포장 및 배달만 가능하다. 이에 백신 미접종자들은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직장인 유모 씨(27)는 “복용 중인 약 때문에 부작용 가능성이 있어 백신을 맞지 않고 있다. 일요일(19일)에 친구를 만나기로 했는데 18일부터 제한이 된다고 해서 금요일로 일정을 옮겨야 하나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회사 동료들이 점심을 같이 먹자고 하면 뭐라고 해야 할지도 신경이 쓰인다. 매번 백신을 안 맞는 이유를 설명하기도 곤란하다”고 했다.

강화된 거리 두기의 시행 시기가 발표 후 불과 이틀 뒤인 18일 0시로 정해지면서 시민들은 갑자기 계획을 조정하느라 혼란스러워했다. 특히 주말 결혼식을 앞둔 신혼부부들의 불만이 컸다. 당초 기준에 따르면 결혼식은 접종 완료자만 참석할 경우 499명까지 참석이 가능했지만 강화된 지침에 따르면 접종 완료자의 경우 299명까지만 참석할 수 있다. 또는 미접종자 49명, 접종 완료자 201명으로 구성해 250명까지 참석이 가능하다.

18일 결혼하는 직장인 박모 씨(30)는 “접종 완료자로만 하객을 받을 계획으로 350명을 예약했는데 인원이 초과돼 급하게 양해 연락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결혼하는 김모 씨(33)는 “예식장에서 ‘거리 두기 강화가 토요일부터 적용된 적이 한 번도 없으니 안심하라’고 했는데 당황스럽다. 정부 발표를 보자마자 예식장에 연락했는데 예식장 측도 처음 겪는 상황이라 혼란스러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거리두기 강화#방역패스#백신 미접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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