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논란이 불거진 축구 국가대표 출신 기성용(32·FC서울)이 해당 의혹을 제기한 폭로자와의 대질조사를 마쳤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17일 오후 1시부터 기 씨와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된 A 씨 측 사이 첫 대질조사를 진행했다. 대질 조사는 총 6시간 정도 소요됐으며, 기 씨는 오후 7시25분경 서초경찰서를 빠져나왔다.
조사에 앞서 이날 오후 12시 10분경 경찰서에 도착한 기 씨는 ‘어떻게 조사받을 것인가?’라는 취재진 질문에 “이따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A 씨 측 법률 대리인 박지훈 변호사도 경찰에 출석해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며 “모든 것은 진실대로 밝혀질 것이다. 수사 기관에 각종 증거 자료를 제출했고, 추가로 제출할 자료도 있다”고 했다. 다만 그는 “(증거를) 일반에 공개할 수는 없다”고 했다.
이어 “현재 돈과 권력을 가진 자에 의해 2차 가해를 가하는 전형적인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기성용 선수 측이 언론 플레이를 하지 말고 증거와 진실로 수사에 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사를 마친 뒤 기 씨는 “빨리 결론이 났으면 좋겠다. 최선을 다해 조사에 임했고 기다리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돈으로 언론을 매수했다는 상대방 측 주장에 대해서는 “제가 그렇게 대단한 사람도 아니고, 언론을 매수한다는 것이 쉬운 일인가?”라고 반문했다.
양 측이 만난 것은 기 씨가 본인에 관한 성폭행 의혹을 제기한 폭로자 2명을 고소한 지 약 9개월 만이다. 통상 대질조사는 수사의 마지막 수순으로 여겨지며 고소인과 피고소인 사이 진술이 서로 엇갈릴 경우 진행된다.
앞서 A 씨와 B 씨는 지난 3월 법무법인 현의 박지훈 변호사를 통해 2000년 1~6월 전남 순천중앙초 축구부 합숙소에서 기성용을 포함한 선배 2명으로부터 구강성교를 강요받았다고 폭로했다.
이후 기성용은 즉시 변호사를 선임해 결백을 주장하는 한편 A 씨와 B 씨를 명예훼손으로 형사고소하고 5억 원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제기했다. 현재는 관련 조사가 진행 중이며, 기성용과 폭로자 측의 진실 공방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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