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학조사 이미 한계 상황…“거리두기 만으론 억제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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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2월 19일 09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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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7000명대 신규 확진자와 1000명대에 가까운 위중증 환자가 나오자 정부가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작했다. 이번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 배경은 의료시스템 붕괴 위기만은 막겠다는 정부의 판단이 가장 우선적으로 작용했다.

당초 정부는 위중증 환자의 한계치를 500명가량으로 제시했었다. 이 수치가 넘어갈 경우 코로나19 환자는 물론이고 다른 질병의 환자까지 제대로 관리하기 어려워 의료시스템이 마비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그러나 정부의 기대와는 달리 ‘단계적 일상 회복’이 시작되자마자 위중증 환자는 급증했고 병상 추가 확보만으로는 위기를 극복하는 데 한계가 왔다.

결국 정부는 일상 회복의 멈춤을 결정했고 18일부터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다시 시작됐다. 다만, 일각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 만으로는 확진자를 줄이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신규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다 보니 우리 방역의 중심 축이라고 할 수 있는 역학조사 역량이 이미 한계치를 넘어섰다는 우려다.

방역당국도 이 같은 점을 인정하며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청장)은 “수도권의 하루 평균 확진자 수는 4700명대로 감당 가능한 확진자 수인 3600명대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며 “역학조사 인력도 부족해 방역망 내의 관리 비율이 20%대로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감염 고리를 끊기 위한 역학조사관이 부족해 감염자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이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방역 전략은 3T, 즉 진단검사(Test), 역학 추적(Trace), 신속한 치료(Treat)를 중심으로 구축돼 왔다. 그러나 현 지표로는 추적 부분이 사실상 무너져 3T가 유기적으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11월 1주(10월 31일∼11월 6일) ‘방역망 내 관리 비율’은 40% 수준이었으나 12월 3주(12월 12일∼15일) 24.7%로 떨어졌다. 방역망 내 관리 비율은 방역당국의 모니터 하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의 비중으로 나타내는 것으로 이 비중이 낮을수록 관리망 밖에서 확진자가 많이 나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방역망 밖에서 확진자가 많이 나오면 확산세는 커질 수밖에 없다. 아울러 일상감염이 늘어나고 숨은 감염자도 다수 발생시킨다. 숨은 감염자는 또다시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를 양산시켜 역학조사를 가중시키는 악순환을 유발하게 된다.

문제는 인력 충원도 쉽지 않다는 점이다. 방역당국이 현 상황을 미리 예측하지 못한 측면이 크고, 당장 인력이 필요하다고 상황에 맞는 역학조사관을 늘리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전문가들도 이 같은 상황을 서둘러 해결해야만 확산세를 꺾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김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의료관리학 교실 교수는 거리두기 강화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방역망 내 관리 비율이 30% 밑으로 떨어졌다. 이 비율을 올리면 감염 확산을 막을 수 있다”며 “검사, 추적, 격리 등의 역량을 강화하지 않고 거리 두기 강도만 높이는 것은 우리나라 상황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3차 접종도 더 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중대본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 3차 접종 참여자는 19일 오전 기준 1152만 명이다. 다행히 최근 속도가 붙은 모양새지만 고령자의 코로나19 감염 및 위중증 발생 위험을 낮추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정은경 본부장은 “3차 접종은 델타 변이뿐만 아니라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서도 감염 예방효과를 갖는다”며 “지금까지의 현재의 방역상황, 3차 접종의 효과, 안전성을 근거로 3차 접종 참여를 강력하게 권고 드린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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