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조기방학 해달라” 의견 봇물
교육부 돌봄-급식 유지 방침에 “집에서 수업, 학교서 밥 먹으라니…”
맞벌이는 “아이 맡길 곳 없어” 걱정… 수시로 확진자… 학교는 이미 원격
20일부터 초중고교의 전면 등교가 중단되고 다시 원격수업이 병행된다.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에 맞춰 시행된 전면 등교가 4주 만에 철회되는 것이다. 특별한 방역 대책 없는 전면 등교 강행으로 확진자가 쏟아지자 땜질 처방을 한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19일 교육부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부활하면서 20일부터 수도권 모든 학교와 비수도권 과대학교·과밀학급이 등교수업과 원격수업을 병행한다. 앞서 교육부는 16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학사운영 조치사항을 안내했다.
초등학교는 밀집도 6분의 5 수준에서 등교할 수 있다. 1, 2학년은 매일, 3∼6학년은 4분의 3이 등교할 수 있다. 중고교에서는 전교생의 3분의 2가 등교수업을 받는다. 일부 지역에서는 정부 조치보다 강화된 밀집도 제한을 도입하거나 조기 방학을 권고했다.
올해 여름방학 직전에 이어 겨울방학 직전에도 갑작스레 원격수업이 확대되면서 학부모들은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7월에도 여름방학을 앞두고 사회적 거리 두기가 4단계로 격상됐다. 이에 따라 1학기 전면 등교를 했던 초등 1, 2학년까지 원격수업으로 전환되면서 현장에서 혼란이 벌어진 바 있다.
학부모들이 모이는 인터넷 게시판에는 “방학 직전에는 수업 진도도 나가지 않으니 차라리 조기 방학을 해 달라”는 의견이 올라오고 있다.
교육부 지침에 따르면 원격수업이 시행되더라도 돌봄교실과 급식은 그대로 유지된다. 인천의 한 학부모는 “원격수업 중에 급식을 희망하는 학생은 수업 후 학교에 와서 먹고 가라고 한다”며 “수업은 집에서 듣고, 밥은 학교에서 먹으면 원격수업의 의미가 있냐”고 되물었다.
갑작스러운 원격수업 전환에 자녀를 맡길 곳을 구하지 못한 맞벌이 부모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경북 경주시에서 초등학교 6학년 아이를 키우는 이모 씨(45·여)는 “당장 내일부터 원격수업을 한다고 하는데 학교에서는 학원도 보내지 말라고 하는 데다 주위에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겨울방학 시작이 불과 1, 2주 남았다는 점을 고려해 가정학습을 시키겠다는 학부모들도 있다. 경기 파주시에 거주하는 중학교 3학년 학부모 김모 씨는 “주위 초등생 엄마들은 가정학습을 신청하고 그냥 집에서 아이들을 돌본다고 한다”며 “기말고사가 남아 고민스럽긴 하지만 시험이 끝나면 가정학습을 신청할까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학교 현장에서는 이번 조치가 큰 효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달부터 학교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확진자가 발생한 학년이나 학급이 이미 번갈아 원격수업을 시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조치로 밀집도에 큰 변화가 생기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인천 A초교 교사는 “교육부는 방과후교실도 그대로 운영하고, 급식실에서 식사도 그대로 하는 등 특별한 방역대책 없이 전면 등교를 강행했다”며 “확진자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자 이번에도 땜질 처방을 내놓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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