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 중인 영국에서 올겨울 10만건에 달하는 수술이 취소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예상이 맞으면 일반환자들 치료 시기가 늦어져 증상이 나빠지고 장애를 얻을 가능성이 높아져 우려가 크다.
국내에서도 코로나19에 감염된 위중증 환자가 증가하면서 일반환자 진료체계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英, 입원환자 2020년 4월 수준일 땐 12월부터 3개월간 수술 10만건 감소
영국 버밍엄대학교 연구팀은 지난 2020년 9월부터 2021년 7월까지 국민보건서비스(NHS)에 기록된 코로나19 입원환자를 기반으로 병원에서 이뤄지는 수술 건수를 예측하는 모델을 만들었다. 위급한 수술을 뺀 선택수술이 대상이었다.
분석 결과, 2021년 10월 첫 2주일 동안 영국 내 수술 건수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 기간에 비해 21.9% 줄어 주당 1만4348건 감소한 것으로 추정됐다. 당시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는 코로나19 환자는 평균 5000여명이다. 또 코로나19 입원 환자가 약 1만명에 이를 경우 수술 건수는 팬데믹 대비 주당 1만8023건(27.6%) 감소할 수 있다.
영국에서 코로나19 처음으로 유행한 2020년 4월 수준으로 입원환자가 증가할 경우 영국 내 수술 규모는 팬데믹 이전 대비 33.9% 감소한다. 일주일에만 2만2147건의 수술 건수가 줄어든다는 계산이 나온다.
오미크론 변이가 빠르게 증가하고 입원환자가 2020년 4월 수준으로 돌아가면, 2021년 12월부터 2022년 2월까지 3개월 동안 전체 10만273건의 수술이 취소될 것으로 예상됐다.
연구팀은 “취소되는 수술이 늘어나면 고관절 교체 등이 필요한 환자는 더 오랜 시간 대기해야 한다”며 “이로 인해 증상이 악화되고 장애 발생이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이번 겨울 수술이 시급한 환자들이 감염 걱정 없이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의료 허브가 시급히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병원은 코로나19로부터 환자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며 “코로나19 입원환자가 늘어날수록 수술 환자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이 연구 결과는 지난 16일 국제학술지 ‘랜싯(The Lancet)’에 실렸다.
◇국내선 위중증 환자 증가세…의료체계 위험수위
국내에선 코로나19 위중증 환자가 1000명대를 넘어서면서 병상이 갈수록 부족해지고 있다.
지난 19일 0시 기준 위중증 환자는 1025명을 기록했다. 역대 최다 규모로, 이틀 연속으로 1000명대를 기록했다.
정부는 위중증 환자가 1000명을 넘어가면 일반환자 진료가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한다. 지금 수준의 유행이 계속될 경우 위중증 환자가 12월 약 1600~1800명, 유행이 악화할 경우 1800~1900명까지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박향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이하 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병원별로 보유한 중환자실 40~50%가 코로나19 병상으로 활용되고 있다”며 “그런데 위중증 환자가 1000명을 넘어서면 추가로 병상을 확보해야 하고, 일반진료에 영향을 미친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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