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계적 일상회복 이후 급증한 코로나19 위험도에 국내 의료 시스템이 총체적 한계 상황에 봉착한 모양새다.
20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집계에 따르면 현재 재원 중인 코로나19 위중증 환자는 997명이다. 지난 18일 1016명, 19일 1025명에 이어 사흘 연속 1000명 안팎이다. 이미 지난 14일부터 일주일째 900명을 넘어선 상태다.
정부는 위중증 환자 수가 1000명을 넘어가면 코로나19 뿐만 아니라 일반 환자의 진료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전날 기자단 질의응답을 통해 위중증 환자 1000명 이상 발생할 경우 “코로나19 환자 급증시 인력 및 장비 등 의료자원 수요도 증가하므로, 응급실 등 일반환자 진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미 코로나19 중환자실 전국 가동률은 80.9%다. 수도권의 경우 87.8%에 달한다.
병원 입원 대기자만 510명이다. 이중 278명은 4일 이상 병상 배정을 기다리고 있다. 입원 대기자 510명 중 236명은 70세 이상 고령자다. 생활치료센터 입소 대기자도 255명이다.
코로나19 외 진료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경기도에서는 지난 18일 한 임산부가 출산이 임박한 상황에서 병원 16곳에 문의를 했지만 병상이 없어 119 차량에서 분만을 한 사례가 알려졌다.
의료 시스템 한계는 진료 외에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지난 18일에는 코로나19 진단 검사 관련 시스템 오류가 발생해 검사를 받으려뎐 시민들이 추위 속에서 장시간 대기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지난 13일부터 계도기간이 끝난 ‘방역패스’ 역시 과부하가 걸려 접속 오류가 발생했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자 현장 의료진들의 피로도도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 15일 열린 대한의사협회 전문가 좌담회에서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 회장은 “응급의료의 재난상황”이라며 “교과서적으로 의료역량을 초과하는 환자가 발생하는 상황을 의료적인 재난이라고 한다. 현장 응급 의료진들이 느끼는 피로감과 좌절감, 위기의식은 언론보도보다 훨씬 더 심하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기석 한림대학교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 내과 교수는 “지금 정부가 실시하는 방역 강화 정책으로는 효과가 없거나 미미할텐데, 그 사이 보건의료인력은 죽어 나간다”라며 “의료 시스템이 위기 수준을 이미 넘어섰다. 유행을 통제해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