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급차 산모’ 남편, “아직 아이 혈액형도 몰라요” 답답함 토로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2월 20일 21시 08분


코로나19 확진자를 수송 중인 응급차. /뉴스1
코로나19 확진자를 수송 중인 응급차. /뉴스1
“태어난 지 이틀이 지났는데 아직 (아이의) 혈액형도 몰라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으로 재택치료를 받다가 18일 새벽 구급차에서 출산한 산모의 남편 A 씨는 20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답답함을 토로했다.

A 씨가 보여준 사진에는 이틀 전 태어난 아이가 산모와 단둘이 병실에 격리돼 있었다. 신생아용 침대도 없어 어른 침대에 누워 있었다. A 씨는 “신생아에 대한 검사와 접종 같은 기본적인 것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아이가 갈 수 있는 병원이 있는지, 있다면 자리가 차서 못 가는 건지, 아니면 처음부터 없어서 못 가는 건지 알려주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열악한 것은 산모도 마찬가지라고 A 씨는 전했다. 산모는 아직 산부인과 검진도 받지 못했다. 몸도 제대로 추스르지 못하는 상황에서 아이를 돌보고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A 씨가 가장 우려하고 있는 것은 태어난 아이의 향후 거처다. A 씨는 “아이가 음성 판정만 받으면 모든 일이 해결될 줄 알았다. 하지만 (확진자와 함께 있던 아이가) 격리 상태를 유지해야 돼 다른 가족들이 데려갈 수도 없다”며 긴 한숨을 쉬었다. 논란이 되자 이날 저녁 보건소 측에서 A 씨에게 연락이 다시 와 아이를 자택으로 데려가도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출산을 앞둔 임신부와 신생아에 대한 기본적인 정부 대책이 마련됐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는 임신부의 인원을 추산해 수용할 수 있는 산부인과를 지정해야 한다”며 “국립중앙의료원, 서울의료원과 같은 종합병원에서도 (확진된) 임산부의 진료가 가능하도록 지금이라도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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