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의혹 관련해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아오다 숨진 채 발견된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이 사망 전 걸음을 못 걸을 정도로 심한 압박감에 시달려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 처장의 막냇동생 김대성씨는 22일 오전 김 처장의 빈소가 차려진 분당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 20일)전날 형과 밥을 먹었다는데, 밥을 떠먹일 정도로 정신이 혼미했다. 치매 3단계 정도 수준의 상태였다”고 말했다.
대성씨는 이어 “회사가 형(김문기 처장)을 고발조치 한다는 말이 가장 충격적이었다. 10킬로그램 정도 몸무게가 빠질 정도였다”면서 “마지막 통화했던 것은 형이 어제(21일) 오후 4시였다. 잘못하면 오명 쓰고 명예를 잃게 된다고 하니 형이 대성아 알았어라고 했다. 그게 마지막 통화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문기 처장) 네 군데서 조사 받았다. 두 군데 검찰, 한 군데 경찰, 한 군데 감사원까지 네 군데 받았다. 육체 건강하고 정신 맑은 사람이라도 견딜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성씨는 중징계 및 고발경위, 징계 일정 등에 대해 들은 것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형이 구체적으로 얘기 할 수 있는 정신상태가 아니었다”면서 “다만 저에게 나 하나 남았는데 회사가 감사를 해서 내가 고소를 당하고(당했다)라고 했다”고 말했다.
여야 정치권이 내놓는 입장과 관련해서는 “현재 여권이고 야권이고 생각이 들지 않는다”며 “다만 작은형이 왜 그렇게 부서장이라는 이유로 모든 책임을 지고 가야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김 처장은 이날 오후 8시30분쯤 성남시 분당구 성남도시개발공사 사무실에서 숨진채 발견됐다.
김 처장은 올해 초까지 대장동 개발의 실무 책임을 맡았던 인물이다. 특혜 의혹의 핵심에 있는 유동규(구속기소)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측근으로 알려졌다.
과거 화천대유가 참여한 하나은행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할 당시 평가위원으로도 참여했으며, 시행사 ‘성남의뜰’에서 공사 몫의 사외이사를 맡기도 했다.
그는 성남도시개발공사가 공모사업 지침서와 사업협약서에 초과 이익 환수 조항을 넣지 않은 배경과 관련해 검찰의 수사를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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