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중증 환자가 폭증하면서 병상 부족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가운데 정부가 중환자실 입원 기간 20일을 넘긴 환자들에게 병상을 비우라는 행정명령을 내리며 고강도 조치에 나섰다.
22일 보건복지부와 의료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정부는 20일 넘게 중환자실에 입원 중이거나 입원 치료가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한 코로나19 환자 210명에게 병상을 비우라는 첫 전원 명령서를 발부했다.
앞서 정부는 중환자실 병상 효율화 방안으로 중환자실에 머물 수 있는 기간을 증상발현일 또는 확진일로부터 20일로 규정했다. 인공호흡기 등 치료가 안정적이면 격리해제 하여 일반 의료기관으로 이동하게 하는 것이다.
방역당국은 환자가 의학적 사유 없이 격리 해제를 거부하면 현재 무상으로 치료 중인 치료비를 법정 본인 부담금을 물리고 100만 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할 계획이다.
이는 연일 추가되는 위중증 환자들의 병상 확보를 위한 조치다. 최근 들어 중증병상은 포화 상태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21일 오후 5시 기준 코로나19 중증병상 가동률은 79.2%이다. 1337개 병상 중 1059개가 사용 중인 상황이다.
다만 의료 현장에서는 환자들의 거부도 상당하다. 한 상급종합병원 관계자는 “전원대상자 대부분은 갈 수 없는 상황이기도 하고, 일부는 전원보다는 현재 치료받는 병원에서 계속 진료를 받길 희망하고 있어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이스란 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환자병상관리반장은 “210명 중에 34분은 퇴원했고, 37명 정도는 소명을 했다. 나머지는 답변을 기다리는 상황”이라며 “환자들에게 소명하는 기회도 드렸고, 가능하면 전실(병원 내 다른 병실로 이동)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정 어려우면 늦출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현재 1만5000개 수준인 코로나19 병상을 내년 1월까지 2만5000개로 늘리기로 했다. 우선 의료기관의 자발적 참여와 행정명령을 통해 이달 말까지 2255개의 병상을 확보할 계획이다. 다음달에는 6944개 병상(중증·준중증 병상 1578개, 중등증병상 5366개)을 확충한다. 다만 입원 환자를 전원시키고 병상 구조를 변경해야 해 실제 가동은 새달 중순쯤에야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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