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코로나 알약 美 첫 승인…게임체인저 될까

  • 뉴시스
  • 입력 2021년 12월 23일 10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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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가 미국에서 처음으로 승인받았다. 국내 승인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미국 화이자는 22일(현지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경증~중등도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경구용 치료제 ‘팍스로비드’의 긴급사용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미국이 경구용 알약을 미국의 각 가정에서 사용하도록 한 첫 승인이다. 앞서 영국 정부가 지난달 4일 세계 최초로 미국 MSD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라게브리오’를 조건부로 승인한 바 있다.

FDA는 입원 등 중증으로 진행될 위험이 높은 고위험군의 성인·소아 환자(12세 이상·체중 40kg 이상)에 팍스로비드(성분명 니르마트렐비르·리토나비르)를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팍스로비드를 구매하기 위해선 병원의 처방전을 받아야 한다.

이 약은 고위험군 대상 임상 2·3상 결과, 증상 발현 3일 안에 복용하면 입원·사망 위험을 89%(5일 내 88%)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까지 위약군에서 9명이 사망한 것과 달리 치료군에선 사망이 발생하지 않았다. 치료 후 발생한 이상반응은 팍스로비드 투여군(23%)과 위약(24%) 간에 유사했으며, 대부분은 경미했다.

복용하는 알약의 개수는 총 30알이다. 하루에 두 번 3알씩 5일간 총 30알을 복용한다.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제 리토나비르를 함께 복용해야 한다. 30알 중 20알은 팍스로비드, 10알은 HIV 치료제다.

경구용 치료제는 오미크론 등 변화무쌍한 변이 출현에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약으로 거론돼왔다. 화이자는 지난 14일 팍스로비드 최종 분석 결과를 발표하면서 오미크론에 대해서도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약이 오미크론 변이의 자기 복제를 위해 필요한 프로테아제(단백질 분해효소) 활동을 차단한다는 사실이 초기 실험에서 밝혀졌다는 설명이다. 경구용 치료제가 새 변이에 효과적일 수 있다고 보는 배경에는 항바이러스제의 작용 기전이 있다. 화이자와 MSD의 치료제는 모두 항바이러스제다. 코로나19 바이러스 표면의 ‘스파이크 단백질’에 작용하지 않고 바이러스 복제 과정에 관여해 증식을 막는 형태라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거란 관측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경구용 항바이러스제는 작용기전 상 오미크론 등 변이에 영향받지 않을 것이다”면서 “체내에서 바이러스의 복제를 방해하는 작용 기전이라 변이와 무관하다. 어떤 아형의 독감이 유행해도 치료 시 타미플루를 먹는 것과 같다. 화이자 경구제의 경우 3일 이내 복용하면 90%에 가까운 효과라서 ‘리얼 월드 데이터’(실사용 데이터)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오면 게임 체인저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화이자는 “변종은 코로나19 바이러스 표면에서 발견되는 스파이크 단백질을 억제하는 치료법에 내성을 가질 수 있다”며 “그러나 팍스로비드는 바이러스의 프로테아제에 결합해 바이러스 복제를 억제함으로써 세포 내에서 작동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팍스로비드는 알파, 베타, 델타, 감마, 람다, 뮤 등의 변종에 대해 일관된 시험관 내 항바이러스 활성을 보여줬다”며 “또 시험관 내 생화학적 분석에서 오미크론 관련 단백분해효소(Mpro)를 강력하게 억제했다. 이는 오미크론에 대해 강력한 항바이러스 활성을 유지할 수 있음을 나타낸다”고 했다.

국내에선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팍스로비드의 긴급사용승인 검토에 착수했다.

식약처는 또 다른 경구용 치료제 ‘라게브리오’(몰누피라비르)에 대한 긴급사용승인 타당성 검토도 진행 중이다. FDA 자문기구인 항균제자문위원회(ADAC)도 지난달 30일 몰누피라비르 승인을 권고한 바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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