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고문방지기구, ‘외국인보호소 새우꺾기’에 우려 서한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2월 24일 03시 00분


코멘트

난민 신청자 ‘불법고문’ 관련
법무부 장관에 석방-조사 촉구

“외국인 가두지 마라” 봉투가면 행진 외국인보호소 고문 사건 대응 공동대책위원회 회원들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정부 규탄 기자회견을 마치고 ‘내 이웃을 가두지 마라. 구금은 보호가 아니다’라고 적힌 봉투가면을 쓰고 행진하고 있다. 뉴시스
“외국인 가두지 마라” 봉투가면 행진 외국인보호소 고문 사건 대응 공동대책위원회 회원들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정부 규탄 기자회견을 마치고 ‘내 이웃을 가두지 마라. 구금은 보호가 아니다’라고 적힌 봉투가면을 쓰고 행진하고 있다. 뉴시스
세계고문방지기구(OMCT)가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화성외국인보호소 직원들이 구금된 난민 신청자에게 불법 고문 방식인 이른바 ‘새우꺾기’를 한 사실에 대해 박범계 법무부 장관에게 우려를 표하는 서한을 보냈다.

난민인권네트워크 등으로 구성된 ‘외국인보호소 고문사건 대응 공동대책위원회’는 23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OMCT가 박 장관에게 보낸 서한을 공개한 뒤 이 서한을 청와대에 전달했다.

OMCT는 서한을 통해 “한국이 가입한 유엔 고문방지협약은 사람의 팔과 다리를 몸 뒤에서 함께 묶는 행위를 고문 행위로 규정했다”며 “피해자에 대한 구금을 중지하고 배상 및 의료 지원 조치를 취하며 책임자에 대한 조사와 기소를 고려해 달라”고 요구했다. OMCT는 전 세계 90개국에서 고문 철폐 운동을 하는 가장 큰 규모의 국제단체다.

앞서 사단법인 두루 등이 법원 결정을 통해 입수한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화성외국인보호소 직원들이 구금된 모로코 국적의 난민 신청자 A 씨의 손과 발을 뒤로 꺾어 수갑을 채운 뒤 손발을 포승줄로 연결해 배가 바닥에 닿은 U자 형태로 몸을 고정시키는 ‘새우꺾기 고문’을 자행한 모습이 담겼다. 직원들은 A 씨에게 헬멧을 씌운 뒤 케이블타이로 헬멧을 조이기도 했다.

2017년 한국에 들어와 난민 신청을 했다가 체류자격 연장 신청 기한을 놓쳐 구금된 A 씨는 편지를 통해 “박 장관이 나를 만나러 왔고 나는 자유와 정의를 요구했다”며 “법무부는 타협이라면서 ‘제3국행’, ‘본국행’ 등을 제안하며 범죄를 은폐하려고 했다”고 비판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올 10월 법무부의 인권침해를 인정한 뒤 이달 10일 구금에 해당하는 보호조치를 일시 해제하라고 법무부에 권고했다. A 씨는 여전히 구금된 상태다.

#세계고문방지기구#외국인보호소#난민신청자 불법고문#새우꺾기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