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의혹’ 유동규·김만배·남욱, 혐의부인…녹음파일 놓고 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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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2월 24일 11시 01분


왼쪽부터 유동규 전 기획본부장, 김만배씨, 남욱 변호사© News1
왼쪽부터 유동규 전 기획본부장, 김만배씨, 남욱 변호사© News1


‘대장동 개발 특혜·로비 의혹’의 핵심인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남욱 변호사가 두번째 재판에서도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양철한)는 24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유 전 본부장과 김씨, 남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의 두 번째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공판준비기일은 본격 심리에 앞서 피고인과 검찰 양측의 입장을 확인하고 입증 계획을 논의하는 절차로, 피고인의 출석의무가 없다. 이날 피고인 4명 모두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지난 공판준비기일에 정 회계사만 혐의를 인정하고 나머지 3명은 기록을 보지 못했다며 공소사실 인정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

유 전 본부장 측 변호인은 “대장동 사건과 관련한 결정과 집행은 모두 성남시 이익을 우선하는 방향으로 이뤄졌다”며 “배임 혐의를 전반적으로 부인한다”고 말했다. 또 “이를 전제로 한 약속과 수수도 성립하지 않으며 (정 회계사와 남 변호사에게서) 3억5200만원의 거액을 받았다는 혐의도 부인한다”고 부연했다.

김만배씨 측 변호인도 “공소사실 모두 인정하지 않는다”며 “유 전 본부장과 공모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남 변호사 측 변호인 또한 “공소사실 전체를 부인하는 입장”이라며 “전체 사업구조도 배임 성립 여부가 불투명하며 도대체 어떻게 배임공모에 가담했고 남 변호사가 무엇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특정을 안해 방어할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투자팀장으로 근무한 정민용 변호사가 지난 11월4일 오전 구속영장이 기각돼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자료사진)  2021.11.4/뉴스1 © News1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투자팀장으로 근무한 정민용 변호사가 지난 11월4일 오전 구속영장이 기각돼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자료사진) 2021.11.4/뉴스1 © News1


회삿돈 35억원을 빼돌려 성남도시개발공사 투자사업파트장을 지낸 정민용 변호사에게 뇌물을 준 혐의에 대해서도 “뇌물이 아니라 투자금”이라며 반박했다.

지난 기일 때 공소사실을 인정했던 정 회계사 측은 기존 입장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날 재판에선 이번 사건의 핵심 증거가 된 정영학 회계사의 녹음파일 등사 문제가 논란이 됐다.

김씨 측 변호인은 녹음파일을 등사할 수 있게 해달라며 재판부에 등사 허용명령 신청서를 제출했다. 김씨 측 변호인은 “녹음파일을 확인하지 못해 증거 인부 여부조차 쉽게 밝히지 못하고 있다”며 “녹음파일 등사가 선행돼야 증거의견을 밝힐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녹음파일에는 피고인들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 것도 있어 유출되면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우려된다”며 “녹취록은 등사하도록 했고 녹음파일은 열람 형태로 허용해서 충분히 검토할 기회를 제공했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확인하기 위해선 절차 진행에 있어 서로 협조가 필요하다”며 재판부의 직접적인 판단보다는 양측의 협조가 필요하다며 검찰에 등사 허용검토를 요청했다.

재판부는 내년 1월10일을 준비기일이 아닌 공판기일로 지정하고 본격적인 심리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유 전 본부장과 김씨 등 4명의 사건은 최근 기소된 정민용 변호사 사건과 병합될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공통의 이해관계가 있으니 병합해서 심리하는 것이 맞다”며 “기본적으로 매주 월요일 공판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유 전 본부장 등은 정 변호사와 공모해 화천대유와 그 관계사 천화동인 1~7호에 최소 651억 상당의 택지개발 이익과 최소 1176억원 상당의 시행 이익을 몰아주고 공사에 수천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는다.

유 전 본부장은 정 회계사와 남 변호사 등에게서 3억5200만원, 김씨로부터 5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또 화천대유에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대장동 개발 이익 중 700억원을 받기로 약속한 혐의도 있다.

김씨는 유 전 본부장에게 뇌물 700억원 지급을 약속하고 회사 자금을 빼돌려 뇌물 5억원을 공여한 혐의를 받는다. 동생과 지인 등을 화천대유 직원으로 허위로 올려 4억4350만원을 급여 명목으로 지급해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도 있다.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 변호사는 성남도시개발공사 투자사업파트장을 지낸 정 변호사에게 회삿돈 35억원을 빼돌려 뇌물을 준 혐의 등을 받는다.

정 변호사는 사업 특혜를 제공한 대가로 남 변호사로부터 35억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지난 21일 기소됐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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