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중구에서 홀로 사는 직장인 이모 씨(31)는 당분간 결혼할 생각이 없다. 전세로 거주하는 오피스텔은 내년에 월세로 바꿀지 고민하고 있다. 전세금을 빼 주식과 가상화폐에 투자하며 돈을 불려 볼 생각을 하고 있다. 이 씨는 “결혼보다는 재테크와 운동 등에 집중하며 내 삶에 집중하는 현재가 좋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국내 10가구 가운데 3가구 이상이 이 씨처럼 혼자 사는 ‘나홀로 가구’로 나타났다. 홀로 사는 20대가 많아지면서 1인 가구는 5년 전에 비해 27% 넘게 늘었다.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사는 ‘미혼 1인 가구’도 역대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섰다. 1인 가구로 사는 10명 가운데 4명은 월세를 내고 살고 있었다.
24일 통계청의 ‘인구주택 총조사 표본 집계 결과(가구·주택 특성항목)’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가구(2092만7000가구) 가운데 1인 가구(664만3000가구)는 31.7%를 차지했다. 직전 조사인 2015년과 비교해 27.5%(143만2000가구) 늘었다.
특히 29세 이하 청년층 1인 가구(134만3000가구)가 5년 전(87만8000가구)에 비해 52.9% 증가했다. 전체 연령 중 20대 1인 가구가 가장 많이 늘었다. 이는 결혼을 미루거나 하지 않는 사회 분위기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결혼 적령기 청년들이 취업난, 집값 급등으로 결혼 자금을 마련하기 어려워 결혼을 포기하고 홀로 살아가거나 혼자만의 삶에 집중하기 위해 ‘비혼’을 택하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전체 1인 가구 가운데 50.3%(334만1000가구)는 미혼으로 나타났다. 5년 전에 비해 6.4%포인트가 늘어났다. ‘미혼 1인 가구’ 비중이 절반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면 사별로 인해 1인 가구가 된 비중은 2015년(153만2000가구) 대비 8.9%포인트 줄어든 136만2000가구였다.
1인 가구의 거주지는 단독주택이 43.9%(291만9000가구)로 가장 많았다. 이어 아파트( 32.0%), 오피스텔·고시원 등 주택 이외 거주지(10.8%) 순이었다. 전체 가구의 거주지와 비교하면 아파트 거주 비율은 낮고, 단독주택과 오피스텔·고시원 등에 거주하는 비중은 높았다.
1인 가구의 41.2%(273만5000가구)는 월세로 거주하고 있었다. 월세로 사는 1인 가구 비중은 5년 전과 비교해 24.6%(53만9000가구) 늘었다. 전체 가구의 월세 거주 비중(22.9%) 대비 18.3%포인트가 높다. 이 외에 자가 거주(34.3%), 전세 거주(17.5%) 순으로 조사됐다. 2015년부터 1인 가구의 월세 거주 비율이 전세 비율을 역전한 뒤 그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세종=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