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방역 인력 충원… 보건소 운영 개선 시급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2월 28일 03시 00분


보건복지부-한국건강증진개발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속에서 보건소의 전문가들은 보건소가 제대로 된 방역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인적·물적 지원 확대를 비롯한 지역 의료체계 전반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2일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개최한 ‘미래 건강전략 공개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보건소 및 지역 보건의료체계 개선방안을 논의했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현장의 소리 청취 및 주제발표가 있었다. 현장 인터뷰 영상 속 박금숙 서울시 마포보건소 건강증진과 팀장은 “역학조사, 병상 배정, 방역업무가 급증해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며 “보건행정과뿐 아니라 건강증진과와 의학과에서도 코로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고 현장 상황을 전했다.

이후 첫 번째 주제발표를 맡은 김상준 서울 도봉구 보건소장은 발표를 통해 “경찰, 소방서 등은 비상 대응 체계를 갖추기 위해 8시간 3교대 운영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데 반해 보건소는 별도의 비상대응 조직체계 없기 때문에 보건소 팀원 1인당 2020년 한해 371.6시간의 초과근무를 하는 등 업무 과중으로 인한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감염병 위기대응을 위해서는 보건소의 인력과 조직, 예산 부분을 강화하고 보건소, 행정국, 기획재정국, 재난안전국 등을 포함한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꾸려 유기적이고 협력적인 관계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나정현 전 부산시 사하구보건소장은 “현재 보건소 주차장은 선별진료실로 변했고 사무실은 전화벨 소리가 끝없이 울리고 있다”며 “이런 악조건이 지속되다 보니 보건소 현장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는 7, 8급 공무원들이 대거 퇴직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인력관리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현재 조직체계를 보면 주관부서는 행정안전부이고, 사업부서는 보건복지부다. 이처럼 조직관리의 이원화가 지속되면 코로나19 시대가 되더라도 인력관리의 어려움이 해소되기는 어렵다”며 “현실에 부합되는 일원화된 조직체계와 보건소장의 인사권이 보장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준호 한국농촌의학지역보건학회장은 ‘코로나19 시대의 지역보건의료기관 기능·인력 및 거버넌스 개선방향’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지역 보건의료의 핵심기관은 보건소인데 현재의 의료 보건 체계로는 공중보건 위기대응이 발 빠르게 이뤄지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감염병 대응 인력은 평상시 10명 이상이 돼야 한다. 코로나19 감염병 대응 인력이 30∼50명 비상상황의 3분의 1 이상 상시 조직으로 운영될 인력이다. 지금은 3명이니까 7명 이상을 더 고용해야 한다”며 “현재 무기계약직을 활용하고 있지만 보건소에서 비정규직보다 임기제 공무원이 일의 지속성으로 볼 때 가장 적합하다”고 제언했다.

또 “자가격리자 및 확진자 관리에서 병상 확보, 환자 이송, 환자 추적을 위한 다분야의 참여와 협력이 필요하다”며 “특히 감염병 예방조치 및 강제처분권을 시도에서 시군구로 이양해 지역 상황에 맞게 선제적이고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중정 계명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패널 토론에서 “현재 보건소 업무가 기획, 행정, 위기대응, 직접서비스 업무 등 다양한 레벨의 사업이 혼재돼 있다 보니 제대로 업무를 수행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읍면동 단위와 구군 단위 업무를 분리해 읍면동 단위는 직접 서비스에 적합한 조직으로, 구군 단위는 행정, 위기대응 등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법제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최지민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조직진단분석센터장은 “당장 보건소 공무원의 업무량을 적정화해줄 수 있는 사업에 대한 조정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과도한 업무량을 유발하고 있는 보건소 사업에 대한 국가이관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강연숙 대구시청 건강증진과 과장은 “21일 보건복지부에서는 한시 인력 2064명을 지원해주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코로나 환자가 증폭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필요한 조치이긴 하지만 계속적으로 한시 인력으로 현 상황을 대처한다면 제대로 된 보건소 운영이 이뤄지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보건소 조직의 재구성과 정확한 조직진단을 통한 지속 가능한 추가적인 조직인력 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현장 한국건강증진개발원장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보건소의 감염병 대응 업무가 과중되고 건강증진사업 등 보건소에서 수행하던 사업의 추진에 제약이 있었다”며 “이번 포럼 개최를 통해 보건소의 건강증진사업 추진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의견을 수렴하고 지역 보건 의료기관 기능 개편에 기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권덕철 복지부 장관은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지역 보건 의료체계의 중요성과 개선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이번 논의를 바탕으로 감염병 위기 속에서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지역 보건 의료기관 기능을 갖추기 위한 지속적인 의견수렴과 체계 개편 방안을 강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공감#공기업 감동경영#보건복지부#한국건강증진개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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