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 2월1일부터 적용하기로 한 청소년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조정방안 발표가 늦어지면서 혼란을 주고 있다. 학원과 일부 학부모 반대가 여전히 심해 적용시기를 연기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28일 교육부에 따르면, 정부는 청소년 방역패스 개선방안 발표 시점을 아직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청소년 방역패스 적용을 발표한 후 백신 접종에 불안감을 가진 학부모와 학원 반발이 커지자 정부는 당초 연말까지 적용시기와 범위에 대해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발표 시점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이르면 오는 31일 ‘고강도 거리두기’ 연장 여부를 결정할 때 함께 발표할 수 있지만 해를 넘길 수도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날 뉴스1 통화에서 “여러 통로로 관련 단체 등과 협의가 진행 중이며 최대한 신속하게 발표할 예정”이라면서도 발표시점에 대해서는 “연말일 수도 있고, 내년 초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학원 등과 협의가 지지부진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정부가 내년 2월1일부터 학원, 독서실 등을 이용하는 12~18세 청소년에게도 방역패스를 적용하겠다고 발표하자 학원은 철회를 요구하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정부는 한국학원총연합회 등과 협의해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지난 20일 이후 공식 회의는 열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방역패스의 대상이 되는 만 12~17세 청소년의 백신 접종률도 아직은 70%를 밑돌고 있다. 정부는 앞서 지난 11월부터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으로 방역체계를 전환할 때 19세 이상 성인 80% 백신 접종 완료를 하나의 기준으로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 27일 0시 기준 12~17세 청소년 중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비율은 46.8%로, 절반이 채 되지 않는다. 1차 접종률도 아직 69.5%에 그치고 있다. 만 18세인 고3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등 대학입시를 준비하기 위해 대부분 접종을 완료한 상태다.
백신 접종률은 연령이 낮을수록 내려간다. 고교 1~2학년 연령인 16~17세는 83.3%가 1차 접종을 했고, 70.7%는 2차 접종까지 완료했다. 12~15세의 1차 접종률은 60.8%, 2차 접종률은 34.5%로 낮다.
12~15세 중에서도 중학생인 13~15세는 1차 접종률이 60.6~77.7%로 높은 편이다. 초등학교 6학년인 만 12세의 1차 접종률은 43.0%로 절반도 되지 않았다. 12세 중 2차까지 접종을 완료한 비율은 19.3%에 불과하다.
다만 지난 1일과 비교하면 12~17세의 백신 접종 완료율이 24.9%에서 21.9%p 올라갔고, 1차 접종률도 46.9%에서 36.4%p 높아졌다. 16~17세의 접종 완료율은 60.2%에서 10.5%p 높아졌고, 특히 12~15세는 7.7%에서 26.8%p 올라갔다.
문제는, 내년 2월1일부터 방역패스를 적용하려면 전날(27일)까지 1차 접종을 마쳤어야 한다는 데 있다. 1차 접종 후 2차 접종에 3주 간격이 필요하고, 이후 항체 생성기간인 14일 지나야 방역패스의 효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학원총연합회 관계자는 “내년 2월1일 적용은 이미 실현되기 어려워 조정을 해야 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교육계에서도 이런 상황들을 고려할 때 내년 2월1일부터 적용하기로 한 청소년 방역패스 적용시점을 연기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짧게는 2주부터 길게는 5월까지 연기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철회는 힘들고 (적용시기가) 좀 조정되지 않겠냐”며 “내년 2월1일부터 적용할지 조금 연기할지 여러 가지 상황을 놓고 협의 중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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