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에 대해 “사석에서도 윤 후보에게 반말하더라. 최순실 씨 이상으로 국정을 흔들 것”이라고 말한 것을 두고 한 시민단체가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29일 오전 11시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법세련)는 서울 중구 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송 대표를 상대로 진정서를 접수한다고 밝혔다.
법세련은 “송 대표의 발언은 남존여비 사상에서 비롯된 것으로 결혼한 여성은 남편인 남성에게 존대해야 한다는 뜻이다”라며 “이는 명백히 성차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씨가 윤 후보에게 반말했다는 이유로 최순실을 거론하며 국정농단을 저지를 수 있다고 근거 없는 왜곡된 발언을 한 것은 김 씨에게 심한 모욕을 줘 인격권과 명예권 등 인권을 침해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선 후보의 배우자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헌법상 보호받을 인권이 있다”며 “인권위는 송 대표에게 인권교육을 받을 것과 피해자인 김 씨에게 사과할 것을 권고하라”고 촉구했다.
지난 22일 송 대표는 BBS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항간에 실세는 김 씨로 알려져 있고 김 씨가 사석에서도 윤 후보에게 반말한다는 것 아닌가”라며 “집권하면 실권을 최순실 씨 이상으로 흔들 거라고 우리가 다 염려하지 않나”라고 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송 대표는 이틀 뒤 KBS ‘사사건건’에서 “부인이 남편에게 반말한 개념이 아니고, 공식적으로 사람을 초대한 자리에서 명령조로 말하는 게 최순실의 기시감이 느껴진다는 취지”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국정농단도 최순실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정신적으로 지배한 것 아니냐”며 “마찬가지로 김 씨가 일상적 부부와 달리 윤 후보에 정신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측면을 지적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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