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도, 병원도 안 갔다… 출생신고 안 된 23·21·14살 세 자매

  • 동아닷컴
  • 입력 2021년 12월 30일 20시 36분


주민센터 직원이 경찰에 신고
모친,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조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제주에서 출생신고가 안 된 세 자매가 발견됐다. 자매 가운데 2명은 이미 성년의 나이를 지난 상태다. 경찰은 이들의 어머니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조사 중이다.

30일 제주시 등에 따르면 경찰은 미성년 자녀를 학교에 보내지 않은 40대 여성 A 씨를 아동복지법 위반(교육적 방임) 혐의 등으로 입건했다. 자매의 나이는 23살, 21살, 14살 등으로 출생신고가 안 된 탓에 그동안 의무교육이나 의료혜택을 전혀 받지 못했다고 한다.

이같은 사실은 A 씨가 사실혼 관계인 배우자의 사망신고를 하기 위해 세 자매와 함께 주민센터를 찾았다가 확인됐다. 주민센터 직원이 사망신고를 돕는 과정에서 딸들이 호적에 올라있지 않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경찰에 신고한 것이다.

사회복지사 등 관계자 면담 결과 A씨 부부는 1998년 병원에서 첫째 딸을, 이어 2000년과 2007년 집에서 둘째 딸과 막내 딸을 각각 출산했다. 이후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 신고를 생략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씨 부부는 그동안 책과 노트북, 태블릿 PC, 교육방송 프로그램 등을 통해 세 자매를 교육시켰고, 딸들이 크게 아팠던 적도 없어 약국에서 해열제를 구매해 먹이는 정도로 조처가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세 자매는 가정에서 신체적 학대를 당한 정황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행정당국은 이들에게 출생신고와 주민등록번호 부여 등 관련 절차를 신속히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또 최근 일을 그만둔 A 씨에 대한 긴급 생계비 지원, 세 자매에 대한 검정고시 지원 등 행·재정적 지원 방안을 모색 중이다.

한편 경찰은 A 씨를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A 씨와 세 자매는 현재 경찰 수사에 협조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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