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맞았는데 왜 막아”…방역패스 유효기간 첫날, 식당가 곳곳 ‘혼란’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월 3일 15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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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백신 2차까지 다 맞았는데 왜 못 들어가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유효기간이 적용된 첫날인 3일 전국의 다중이용시설에서는 손님들의 이 같은 항의와 혼란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 7월 6일 이전 백신 2차 접종을 마치고 180일이 지났지만 3차 접종은 하지 않아 방역패스의 유효기간이 만료된 이들이 식당 등에 입장하지 못한 채 발길을 돌리는 일이 곳곳에서 벌어졌다. 방역패스 유효기간 만료자들은 현재 전국에 약 45만 명으로 추산된다.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식당에서는 입장을 거부당한 손님 일행이 출입을 관리하는 종업원에게 언성을 높였다. 이들은 “우린 화이자 백신을 2차까지 맞았다, 증명서까지 갖고 있는데 왜 밥을 못 먹느냐”고 항의했다. 그러나 일행 중 외국인 1명이 미국에서 지난해 5월 2차 접종까지만 한 상태였다. 이 식당 종업원 A씨는 “유효기간 정책을 아예 모르는 분이 적지 않다”면서 “죄송한 마음으로 손님을 돌려보내고 있다”고 했다.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도 방역패스 만료자와 함께 온 일행이 입장을 거절당했다. 이 식당 종업원 차진아 씨(50)는 “QR코드 확인 단말기에 찍어보고 나서야 본인이 만료자인 걸 아는 분이 많다”고 했다. 직장인 박재형 씨(34)는 “접종 유효기간이 지난 걸 뒤늦게 알아, 오늘 혼자 밥을 먹어야 했다”고 했다. 꾸준히 피트니스센터에 다닌다는 직장인 B씨는 “건강상 우려되는 점이 있어 3차 접종을 하기는 어려운데, 오늘부터 센터 출입이 금지됐다”고 말했다.

백신접종이 가능한 병원에는 이날 오전부터 평소보다 긴 줄이 이어졌다. 유효기간 만료로 일상에 제약이 생길 것을 우려한 3차 접종 대상자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루기도 했다. 서울 종로구의 한 병원 관계자는 “오늘 예약 없이 잔여백신을 맞으러 온 사람이 평소의 2배 정도 많았다”고 말했다. 서울 중랑구의 한 병원 관계자도 “오늘 백신을 맞힌 42명 중 40명이 유효기간 만료를 앞둔 백신 3차 접종자였다”라고 밝혔다.

자영업자들은 일이 적지 않게 늘었다. 인파가 몰리는 시간대에는 QR코드 단말기 옆에서 방역패스 확인을 안내하다가 손님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한다. 서울 종로구의 한 일식당 종업원 이희윤 씨(25)는 “평소에는 단말기에서 ‘접종 완료 14일 지났습니다’라는 소리만 확인하면 됐는데, 오늘부터는 유효기간 정책까지 설명하려니 접객에 2배 정도 시간이 더 걸리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피트니스센터 관리자는 “최근 방역패스 만료를 앞두고 회원 탈퇴와 환불을 요청한 고객이 2명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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