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미접종자 거부식당리스트에 자영업자 “억울하다”

  • 뉴시스
  • 입력 2022년 1월 4일 13시 52분


“정부의 방역지침대로 다수의 미접종자가 왔을 때만 거부했는데 거부식당이라뇨? 답답합니다”

최근 온라인에서 백신 미접종자를 거부하는 식당 상호과 위치를 공유하는 사이트가 운영 중이다.

사이트에 올라온 식당들은 미접종자를 대응하는 방식에 따라 친절식당, 거부식당, 궁금 식당으로 분류돼 있다.

현재 사이트에 등록된 전국 친절식당은 1476개, 거부식당은 2194개, 궁금식당은 259개 이다.

대구지역은 친절식당 58개, 거부식당 97개, 궁금 식당 5개 등이다.

하지만 온라인 거부 식당 명단의 정확성에 대해 의문을 가지는 자영업자들이 있다. 몇몇 가게의 점주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온라인상에 백신 미접종자 거부 식당으로 거론됐으나 실제로는 미접종자를 거부한 적이 없거나 미접종자가 혼자가 아닌 여러 명이 와 거부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4일 대구시 중구 동성로에서 만난 식당 사장 임모(28·여)씨는 “저희는 방역지침을 지키면서 혼자 오신 미접종자는 식사할 수 있다”며 “다수의 미접종자가 올 경우에만 정중히 거절하고 있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임씨는 “저희가 방역지침도 잘 지키고 있는데 거부 식당 명단에 올라왔다고 하니 억울하다”고 한숨을 쉬었다.

중구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박모(45)씨는 “방역지침을 잘 지켜 미접종자가 1명일 경우는 다 받았다”며 “지침을 잘 지켰을 뿐인데 거부식당 리스트에 올라가니 억울할 따름이다”고 전했다.

동성로의 한 식당 사장 조모(40대·여)씨는 “혼자 오는 미접종자 손님을 거부한 적이 전혀 없고 오히려 백신 유효기간 확인 등 정부의 방역 지침을 잘 지킨다”며 “손님들이 숙지를 못 하고 계실 경우 방역지침을 설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접종자 손님들이 같이 와서 따로 앉겠다는 경우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다는 자영업자들도 눈에 띄었다.

익명을 요구한 식당 사장은 “미접종자 손님 3~4명이 와 따로 앉겠다는 경우는 거절해도 되는지 모르겠다”며 “각각의 테이블에 앉아도 옆으로 다 이야기하기 때문에 거절한 적이 있는데 이것 때문에 리스트에 올랐다”고 토로했다.

방역지침을 잘 숙지하지 못해 미접종자를 거부한 식당들도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식당 사장은 “처음에는 미접종자가 아예 안 되는 상황인 줄 알고 거부했었지만 지금은 방역지침을 준수해서 단독 이용하는 미접종자를 받고 있다”며 “사이트에 거부식당이라고 올라온 뒤에 업데이트가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접종자 단독 출입조차 거부한 식당도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음식점 사장은 “코로나19 전파로 가게 문을 닫을 경우 손해가 더 심하다”며 “저희도 이 문제로 손님들과 많이 다툰다”고 전했다.

동성로의 한 카페 사장은 “정부의 지원도 적은 편인데 손님이 확진돼 매장 문을 닫으면 손해가 너무 크다”며 “미접종자를 거부한다고 해서 온라인상에서 무작정 가게를 안 좋게 보지 말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3일 0시부터 방역 패스에 유효기간을 설정한다고 밝혔다. 유효기간은 2차 접종 이후 180일까지이며 이 기간이 경과하면 유효한 접종으로 인정받을 수 없다.

방역패스 적용 시설은 헌팅포차·클럽 등의 유흥시설, 노래연습장, 실내체육시설, 목욕장업, 식당·카페, 학원 등이다.

미접종자는 식당, 카페 등을 1인 단독 이용 시에만 출입이 가능하다.

[대구=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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