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 광주 남구 모 중학교 앞 주차장에는 ‘oo중학교’라는 이름이 새겨진 천막이 세워졌다. 천막 아래 3학년 교사들은 긴 책상을 가져다 놓은 뒤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제자들에게 졸업장을 수여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주차장 입구의 교사도 반 별로 진입하는 차량을 안내하기 위해 동선을 점검했다.
이어 오전 10시30분께 3학년1반 학생을 태운 학부모의 차량이 차례로 진입을 시작했으며, 안내를 맡은 교사는 겹치지 않도록 차량을 유도했다.
긴 책상 뒤에 서있던 1반 담임교사는 학생의 얼굴을 확인 한 뒤 비닐 장갑을 낀채 열린 차량의 창문 너머로 졸업장과 추억이 담겨있는 앨범을 전달했다.
또 졸업을 축하하는 꽃다발을 전달하며 1년 동안 정들었던 제자와 손인사를 했다. 교사는 제자를 태운 차량이 눈에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들며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도보로 학교를 찾은 제자들에게도 비슷한 방식으로 졸업장을 수여했다. 이어 제자들과 마지막 순간을 기억하기 위한 기념사진을 찍으며 졸업식을 대신했다.
일부 제자는 “교실에 들어가서 사진 찍으면 안되나요”라고 요청했지만 담임 교사는 “후배들이 수업을 하고 있고 코로나19 때문에 안된다”며 제자들을 돌려보냈다.
교사와 제자들은 3년 학교 생활의 마지막이 졸업장을 주고받는 것으로만 마무리된데 대해 아쉬운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차량에 타고 있던 학생은 “코로나때문에 2학년 때부터 마스크를 쓰고 있어 선생님과 친구들 얼굴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며 “졸업식 만이라도 얼굴을 보며 마지막 인사를 하고 싶었는데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은 “차량에만 앉아 졸업장을 받는 것이 부끄러워 내리겠다고 이야기 했는데 선생님께서 그냥 있으라고 해 서운했다”며 “고등학교 입학 전 꼭 찾아뵙겠다고 선생님과 약속했다”고 전했다.
이 학교 3학년 한 담임교사는 “코로나19가 학교를 중심으로 확산돼 졸업식도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방안을 고민했었는데 이렇게 나마 제자들 얼굴을 볼 수 있어 다행이다”며 “코로나19 확산세가 하루빨리 안정돼 제자들이 마스크를 벗고 학교생활을 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