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업계 점유율 1위 CJ대한통운 소속 택배기사들이 파업에 들어간 지 8일째를 맞은 가운데, 택배노조는 CJ그룹 본사 앞에 다시 모여 사회적 합의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고 규탄했다.
반면 사측은 택배기사들의 구체적인 평균 소득까지 공개하며 명분 없는 파업을 중단하라는 입장을 냈다. 소비자들의 불편이 이어지고 있으나 양측은 여전히 평행선만 달리는 모습이다.
민주노총 산하 전국택배노조 CJ대한통운 지부는 4일 오후 서울 중구 CJ그룹 본사 앞에서 ‘총파업 3차 결의대회’를 열고 “CJ그룹 총수 이재현이 책임져라”, “탐욕의 질주를 막아내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
연단에 오른 진경호 전국택배노조 위원장은 “1월3일은 지난해 5월 사회적 합의에 따라 택배노동자들이 분류작업에서 완전 제외되는 역사적인 첫날”이라며 “노조가 긴급하게 설문조사를 진행했는데 결과는 참담함을 넘어 참혹하다”고 말했다.
노조는 전날 CJ대한통운 소속 택배기사 1만6000여명을 상대로 설문 링크를 발송했는데, 응답자 958명 중 63.8%는 ‘분류인력에 의한 분류작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고 한다.
진 위원장은 “우리 노동자들이 여전히 회사의 탐욕에 분류작업에 투입되고 있는 현실”이라며 “이미 시작한 투쟁의 강도를 더 높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전국에서 모인 택배노동자들은 “택배노동자 목숨값으로 배 채우는 CJ대한통운 규탄한다”, “CJ와의 사회적 합의 정부와 민주당이 해결하라”, “CJ는 국민 불편을 막기 위해 지금 대화에 응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어서는 CJ대한통운 본사 앞으로 행진을 진행하기도 했다.
한편 CJ대한통운은 이날 집회에 앞서 “소비자 상품을 볼모로 한 명분 없는 파업을 중단하고, 코로나19 극복과 국민들의 일상 회복에 동참해달라”는 입장을 냈다.
사측은 “2020년 기준 연평균 소득 8518만원 등 업계 최고 수준의 처우를 제공하고, 가장 모범적으로 사회적 합의를 이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조가) 사실을 왜곡하고 근거 없는 주장을 계속하고 있는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또한 “회사는 새해부터 택배기사들이 분류작업을 하지 않도록 5500명 이상의 분류지원인력을 투입하는 등 업계에서 가장 모범적으로 사회적 합의를 이행하고 있다”며 “사회적 합의에 따라 인력부족 등의 사유로 택배기사가 불가피하게 분류작업을 해야 할 경우 비용을 지불하고, 전체 작업시간이 주 60시간을 초과하지 않도록 관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택배노조 CJ대한통운본부는 지난 23일 찬반투표 실시 결과 93.6%의 찬성으로 총파업을 결정했다. 실제 지난달 28일부터 무기한 파업에 들어갔다.
파업에는 CJ대한통운 기사 2만여명 중 쟁의권이 있는 조합원 1700여명 가량이 참여하고 있다. 파업으로 하루 평균 약 40만건의 배송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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