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학년도 대입 정시모집에서 지역 소재 대학들의 평균 경쟁률이 3대 1을 넘어서면서 전년도 2.7대 1보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시에서는 원서를 3회 낼 수 있어 전체적으로 보면 미달 사태는 피한 셈이다.
그러나 평균 경쟁률이 1대 1이 되지 않은 미달 대학이 2배로 증가하고 여전히 대학 입학정원보다 학생 수가 적은 상황에서 지역대학의 상황이 호전됐다고 낙관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올해 일반대학의 정시모집 원서접수를 마감한 결과 지역 소재 대학의 정시모집 평균 경쟁률은 3.4대 1을 기록했다.
사상 처음으로 3대 1을 넘지 못하는 경쟁률을 기록한 전년도 정시 모집 경쟁률(2.7대 1)보다 오른 수치다.
정시에서 수험생은 가·나·다군에서 1곳씩 모두 3번 원서를 낼 수 있다. 중복 합격한 학생들이 다른 대학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감안하면 정시 경쟁률이 3대 1에 못 미칠 경우 이를 ‘사실상 미달’로 간주한다.
특히 지역거점국립대 9개교의 정시모집 일반전형 경쟁률은 4.82대 1로, 전년도 3.41대 1보다 크게 올랐다.
오종운 종로학원 평가이사는 “올해 수능 지원자가 비수도권 기준으로 3.4% 증가하고, 지역인재 전형 확대 등으로 지역거점국립대의 인기가 다시 상승하면서 정시모집 경쟁률이 오른 것으로 보인다”며 “전년도 지역거점국립대의 정시 합격선 하락도 수능 중상위권 수험생이 몰린 데 한몫을 했다”고 풀이했다.
평균 경쟁률 3대 1을 넘어서면서 당장 올해 지역 소재 대학들의 등록 상황이 나아질 것이란 기대가 조심스럽게 나오지만, 교육계에선 이 같은 수치만으로 지역 소재 대학들의 학생 충원 문제가 해소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관계자는 “올해는 대학 진학 예측 인원 대비 대학 정원의 초과 공급이 줄어든 편이라 당장의 등록 상황은 나아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본다”면서도 “정시 경쟁률만으로는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는 학생들을 집계할 수 없어 마지막 추가발표까지 봐야 미충원 문제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정시 모집에선 수도권 쏠림 현상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나 단순히 정시 경쟁률 수치만 봐서는 안 된다는 진단도 나온다.
지원자가 모집인원보다 적은 지역대학이 전년 8곳에서 올해 16곳으로 2배로 늘었다.
전년 9곳에서 올해 19곳으로 늘어난 ‘미달’ 대학 중 84.2%(16곳) ‘사실상 미달’ 대학 59곳 중 83.1%(49곳)가 지역 소재 대학에서 발생했다.
◇수도권 쏠림현상 심화…“특정 인기학과가 경쟁률 견인”
서울·수도권 대학(6.0대 1)과 지역 소재 대학(3.4대 1) 간의 평균 경쟁률 차이도 전년도보다 더 벌어지면서 수도권 쏠림 현상은 더 심화된 것으로 드러났다.
지역 소재 사립대의 한 입학처장은 “정시 선발 비율이 높은 수도권 대학의 입학 문이 넓은 상황에서 과연 지역 소재 대학에까지 지원을 하겠나 싶다”며 “쏠림 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올해 지역 소재 대학의 정시 경쟁률을 특정 인기 학과가 높여놓은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지역 소재 한 사립대의 입학처장은 “올해 지역 소재 대학의 정시 경쟁률이 수치상으로는 올랐다고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특정 인기 학과들이 이를 견인하고 있다”며 “실제 지역 소재 대학 관계자들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교협 관계자는 “이번 정시 경쟁률이 지역 소재 대학이 노력한 결과일 수도 있겠지만, 수도권으로 빠져나려는 수험생들의 성향, 대학 정원 초과 공급이 해결되지 않는 한 지역 소재 대학의 충원율 문제가 빨리 해소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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