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 산업재해 발생 시 사업주까지 처벌할 수 있는 이른바 ‘중대재해처벌법’이 이달 시행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인천 산업현장에서 근로자 사망 사고가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오전 11시 25분경 인천 서구에서 SGC이테크건설이 시공 중인 물류센터 건설현장에서 60대 근로자 A 씨가 건물 3층에서 구조물을 설치하던 도중 10m 아래로 추락해 숨졌다. A 씨는 갑자기 떨어진 구조물과 함께 추락했는데, 당시 추락 방지용 안전 고리를 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같은 달 28일에는 서구에 있는 KCC건설 시공의 한 물류센터 건설현장에서 40대 근로자가 콘크리트 타설 작업 도중 50m 아래로 추락해 숨졌다. 같은 달 24일에는 서구의 한 플라스틱 제조공장에서 30대 근로자가 감전으로 추정되는 사고로 숨을 거뒀다.
같은 달 20일에도 계양구의 한 실내체육관 건설현장에서 외벽 유리 부착 작업을 하던 50대 근로자 2명이 10m 높이에서 추락해 1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치는 등 인천에서는 불과 열흘 사이 5건의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지난해 8월에도 부평구에 있는 포스코건설 시공의 한 재개발 공사현장에서 30대 근로자가 추락해 숨지는 등 크고 작은 현장에서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인천광역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인천에서는 모두 38명이 산재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이 가운데 추락사는 16명으로 가장 많았다. 여기에 12월에 발생한 사고까지 합치면 지난해 인천지역 산업현장에서 발생한 사망자는 40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인천 북부 지역인 부평구 계양구 서구 강화군 등 4개 구에서는 지난해 11월까지 월 평균 1.7건의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했고, 12월에만 4건의 사망사고가 한꺼번에 발생해 산업현장의 안전관리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달 27일부터는 중대 산재 사고에 대해 원청 사업주까지 처벌할 수 있는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지만, 50인 미만 사업장은 법 적용이 3년간 유예되는 데다 5인 미만 사업장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돼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인천에서 11월까지 발생한 38명의 산재 사망자 중 절반 이상인 22명이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발생했다.
이에 고용노동부는 최근 물류센터 건설현장에서 사고가 잇따르자 3일 부평구 계양구 서구에 있는 물류냉동센터 공사현장 소장들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진행하는 등 사고 예방에 나서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에도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과 50인 미만 사업장의 안전조치 준수 여부를 점검하는 이른바 ‘패트롤 점검’을 지속할 계획이다.
고용노동부 인천북부지청 관계자는 “산재 사망사고는 대부분 추락과 끼임에 의해 발생하는데, 현장에서 안전조치를 준수하지 않아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며 “최근 잇따르고 있는 안전사고의 예방대책을 세워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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