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독서실 등에 적용되는 방역패스가 전날 법원의 결정으로 인해 효력이 중지됐다. 이에 따라 식당·카페 등 방역패스 전반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 사건의 결론이 언제 내려질지도 관심이 쏠린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방역패스의 효력을 중지해달라는 소송 2건이 법원에 접수된 상태다. 헌법재판소에도 헌법소원심판 사건 1건이 제기됐다. 총 3개 사건의 원고들은 각각 가처분도 신청했거나 예고했기 때문에 관련 소송은 모두 6건이 된다.
◆법원 “학원 등 사교육 방역패스 일시 정지”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부장판사 이종환)는 이상무 함께하는 사교육 연합 대표 등 5명이 보건복지부장관·질병관리청장을 상대로 낸 특별방역대책후속조치 집행정지 신청을 전날 일부 인용했다.
재판부는 질병관리청장은 이번 사건에 피고로서 적합하지 않다고 보고 각하했고, 복지부장관을 상대로 낸 청구를 모두 인용했다. 이에 따라 학원·독서실·스터디카페에 적용된 방역패스는 전날부터 효력이 정지됐다.
재판부는 방역패스라는 방식이 백신 접종을 사실상 강제하는 것이며, 이는 충분한 합리성과 정당성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또 기본권을 덜 침해하는 방법으로도 백신 접종률 상승이라는 법익을 획득할 수도 있었다고 봤다. 이른바 ‘최소침해 원칙’이다.
법무부가 보건복지부에 즉시항고하도록 지휘하면서 서울고법이 학원 방역패스 집행정지 항고심을 맡아 심리·판단하게 된다. 행정소송을 맡은 재판부의 집행정지 결정에 행정청이 항고하더라도 항고심 결론이 나올 때까지 재판부 결정 효력이 중지되는 것은 아니다.
◆식당·카페·마트 방역패스 집행정지 곧 심문
조두형 영남대 의대 교수 등 1023명이 식당·카페·대형마트 등 17종에 적용되고 있는 방역패스의 효력을 정지해달라고 낸 집행정지 사건의 심문기일은 오는 7일 같은 법원 행정 4부(부장판사 한원교) 심리로 진행된다.
조 교수 등의 대리인 도태우 변호사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17종 방역패스의 부당성을 강조할 것”이라며 “학습시설, 마트, 식당 등에 적용된 방역패스 효력을 중지해야 한다고 심문기일에서 설명하겠다”고 했다. 도 변호사는 “전날 재판부(행정8부)가 청소년에 국한해서 결정하지 않고 성인까지 포함되는 것으로 결정해줘서 고무적”이라며 “이번 사건 심문 재판부(행정4부)도 그 취지(행정8부의 결정)를 이어가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집행정지는 심문기일에서 양측 입장을 확인하면서 시작된다. 재판부는 특정 일시까지 증거 및 의견서를 제출받는다. 이후 재판부가 이를 종합해 심리한 후 결정을 내린다. 심문 당일 결론을 내리기도 하지만, 10~20일 후 결정이 나오기도 한다.
다만, 본안 소송의 경우 결론이 언제쯤 내려질지 현재로서는 불투명하다. 본안 소송 진행 중에 코로나 상황에 따라 방역패스 정책이 중단될 가능성도 있다. 재판부 판단에 따라 방역패스 사건 변론을 신속하게 진행할 수도 있다.
◆헌법재판소 헌법소원·가처분도 남아
고교생 유튜버 양대림군은 지난달 10일 정부와 전국 17개 시도지사를 상대로 백신패스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양군은 지난 2일까지 가처분을 위한 참여인단도 모집했다.
헌재는 헌법소원심판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했다. 헌법소원심판 본안 사건은 재판부 심리에 따라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가처분 신청 사건은 신속한 결정이 필요한 경우가 많아 비교적 빨리 선고가 내려지는 경우가 많다.
전날 학원 등 방역패스에서 집행정지 결정이 내려지면서, 헌법소원심판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헌재가 위헌 결정하면 법원은 이를 따라야 하지만, 그 반대 작용은 불가능하다. 법률적으로는 두 결론이 독립적으로 내려지는 것이다.
다만, 합의부 재판부가 학원 등에 적용된 방역패스를 최소침해원칙 위반이라고 판단한 것에 주목하는 이들은 헌법재판관들도 법률 전문가로서 유사한 인식을 공유하고 있을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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