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서 마스크와 숙취해소제, 반창고 등을 고가에 판매해 폭리를 취하면서도 소비자의 환불 요청을 거절해 논란이 된 한 약사가 “이 모든 일은 국내 한 대기업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대전 유성구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 A 씨는 5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일반 약을 5만 원에 팔고 민사 소송을 제출하면 환불해주고, 재방문 시 내방신청서를 작성하라고 안내하는 것은 과거 한 대기업으로부터 배운 방법”이라고 했다.
그는 2011년 7월부터 모 기업 공장에서 사내 약국을 운영했으나 2017년 3월 계약이 종료돼 퇴거 명령을 받았다. 그러나 A 씨는 퇴거하지 않고 정상 영업을 이어갔다. 이에 공장 측은 A 씨에게 내용증명을 보내고 A 씨의 출입증을 정지하는 조치를 취했다.
결국 약국 문을 닫게 된 A 씨는 “당시 해당 기업에 받을 돈이 있었는데 ‘돈 받고 싶으면 고소하라’고 했고 이후 실제 고소하자 다시 ‘취하하면 돈을 준다’고 해서 취하했다”며 “문제 다툼을 위해 공장에 갈 때마다 내방신청서를 작성했는데 2주 있다가 (내방) 승인을 하는 방식으로 출입에 제한을 걸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시 대기업이 나한테 한 짓이 무죄라면 내가 손님에게 하는 짓도 무죄”라고 주장했다. 또 그는 “이전에 정상적인 약국을 여러 번 운영했고 비정상 약국은 이번이 세 번째”라고 했다.
A 씨가 대전 유성구에 약국을 개업한 날은 지난해 12월 24일이다. 대부분의 약품을 개당 5만원씩 받는 영업 방식은 충남 천안과 세종시에 이어 세 번째다.
A 씨가 약국에 온 손님에게 제공하는 환불안내서. 뉴스1
A 씨는 그동안 비싼 약값을 결제한 뒤 손님이 환불을 요구하면 환불안내서를 내미는 방식을 취했다. A 씨가 내민 안내서에는 “환불이 안 된다는 것은 아니고 신청서를 민사법원에 제출하면 검토 후 승인해준다”, “(약국에) 재방문할 때는 내방신청서를 작성하고 승인 후 와 달라”는 내용이 들어있다.
그는 약품의 가격을 5만 원으로 책정한 것에 관해 “일종의 연극”이라면서도 “법이 그렇다. 상한가가 없다. 일반 약도 공산품 중 하나인데 적정 이윤을 붙여서 판매하는 것이다. 이번 논란으로 이제 손님이 안 올 것 같다. 약사로 돈 벌 생각 없다”고 말했다.
한편 A 씨는 이날 CBS 노컷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약사법에 의하면 문제가 없는 행동이다. 자유경제 시장 논리에 의해서 가격을 책정하는 것”이라며 “그게 불만이면 정책을 바꾸라”고 했다.
약사법에 따르면 일반의약품은 납품 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팔 경우 위법이지만, 높은 가격으로 판매하는 것은 위법이 아니다. 더군다나 약국은 일반 약의 가격을 자율적으로 결정해 판매할 수 있는 ‘판매자가격표시제’로 운영되고 있기에 A 씨에게 행정 제재를 가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경찰은 A 씨에 대해 사기죄 성립여부 등을 검토 중이며. 대전시약사회는 이번 주 중으로 A 씨에 대한 윤리위원회를 열 계획이다.
앞서 A 씨는 SBS ‘궁금한 이야기Y’라는 프로그램에서 ‘일베 약사’로 소개되기도 했다. 지난 2019년 5월 3일 해당 방송에서 A 씨는 당시 천안의 한 초등학교 앞에서 약국을 운영하면서, 약국 유리창에 온갖 성적인 문구와 그림을 도배를 하고 성인용품을 약국 창문에 전시하는 등의 행동으로 논란이 됐다.
A 씨는 자신의 약국을 ‘일간베스트’ 사이트에 소개하며 “쓰레기니까 쓰레기는 쓰레기 사이트에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그는 과거 판사 모욕죄로 공주치료감호소에서 한 달간 수감생활을 한 전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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