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2 딸, 키 160㎝·몸무게 37㎏…기흉 있어 백신 접종 두렵다” 母 호소

서울의 한 스터디카페에서 학생들이 공부를 하고 있다… 지난 2일 법원은 학원과 독서실, 스터디카페의 방역패스 의무화 효력의 ‘일시 정지’를 결정했다. © News1

정부가 5일 법원의 ‘학원 방역 패스’ 효력 정지 판결과 관계없이 청소년 백신 접종을 계속 독려해나가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한 여성이 기흉을 앓는 중학생 딸에게 백신 맞히기가 두렵다고 토로하는 청원을 올렸다.

딸 셋을 가진 엄마라고 소개한 A씨는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이래도 백신을 맞게 하시겠습니까?’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A씨에 따르면, 올해 고등학교 3학년인 큰딸은 키 160㎝에 몸무게 40㎏으로 마른 체형이나 3차 접종(부스터샷)까지 접종 완료했다.

반면 중학교 2학년인 둘째 딸은 160㎝ 조금 넘는 키에 몸무게는 37㎏밖에 되지 않는다. A씨는 “둘째 딸은 기흉도 앓고 있다. 완치의 개념이 없어 50% 이상의 재발률을 보이는 질환을 가져 백신 접종시키는 게 두렵다”라고 말했다.

이어 “둘째는 친구들과의 사적 만남을 스스로 자제하고 방역 및 거리두기를 잘 실천하고 있다”라며 “그런데도 무조건 백신을 접종해야 하냐. 여러분의 자녀라면 그래도 백신을 맞게 할 거냐. 나는 두렵다”라고 울분을 토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갈무리) © 뉴스1

또 A씨는 “다른 곳도 아니고 폐 질환을 앓는 아이에게 ‘백신 맞자’라고 말하기가 몹시 두렵다. 누가 제게 100% 이상 없다고 호언장담해달라”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저도 딸에게 백신 접종시키고 싶다. 그러나 안심하고 접종하라고, 책임지겠다고 말해주실 분 계시냐. 기저질환자라도 반드시 백신 맞겠다고 할 수 있는 분 계시냐”라고 되물었다.

끝으로 A씨는 “사람의 목숨과 인생을 누가 감히 책임지겠다, 보상하겠다고 할 수 있겠냐”라며 “‘보상하겠다’라는 말보다 ‘안전하다’, ‘괜찮다’라고 말해달라. 우리 아이를 방역 패스라는 제도 앞에 (미접종자라고) 낙인찍고 싶지 않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4일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부장판사 이종환)는 전국학부모단체연합 등이 지난달 17일 제기한 청소년 방역 패스 도입 행정명령 집행정지 사건에서 일부 인용 판결했다. 이에 따라 학원, 독서실, 스터디카페 등의 방역 패스 효력은 본안 선고일까지 정지된다.

그러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여전히 방역 패스가 필요하다며 이 결정에 즉시 항고하겠다고 밝혔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교육부도 정부와 같은 입장”이라며 판결과 관계없이 청소년 백신 접종을 독려하겠다고 전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