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층에서 붙잡힌 오스템 직원…주민 “전혀 눈치 못채”

  • 뉴스1
  • 입력 2022년 1월 6일 11시 51분


‘회삿돈 1880억원 횡령’ 혐의를 받는 오스템임플란트 직원 이 모씨가 6일 새벽 서울 강서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2022.1.6/뉴스1 © News1
‘회삿돈 1880억원 횡령’ 혐의를 받는 오스템임플란트 직원 이 모씨가 6일 새벽 서울 강서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2022.1.6/뉴스1 © News1
“아니요 그냥 평범한 가장 같았어요. 목례 인사 정도. 교류는 없었어요.”

6일 오전 1880억원 상당의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 오스템임플란트 자금관리 직원 이씨가 살던 경기 파주시 한 다세대주택. 1층 카페 주인 A씨는 <뉴스1>과 만나 이렇게 답했다.

이웃들은 하나같이 이씨와 교류가 거의 없었다고 했다. 바로 앞 공방 직원 B씨 역시 “못 본지 한 달 정도 됐다. 그냥 아내분만 아이들과 다니는 것만 봤다”고 말했다.

압수수색 영장과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경찰은 전날 오후 9시10분쯤 경기 파주시에 있는 4층 다세대주택 건물에서 이씨를 체포했다.

체포 당시 이씨는 자신의 가족이 거주하는 집 바로 아랫층에서 붙잡혔다. 당시 같은 층에 거주하는 C씨는 “뉴스를 보고 알았는데 그동안 같은 층에 계속 숨어있었다고 했지만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고 말했다.

1880억원 상당의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 오스템임플란트 자금관리 직원을 체포한 경찰이 자금 추적·회수에 주력하는 가운데 금괴로 분산화한 횡령금의 수월한 회수가 이뤄진다면 손실금액을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은 6일 오스템임플란트 이모씨(45)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이르면 이날 구속영장을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이씨는 체포 당시 혐의를 대부분 인정한 것으로 알려져 이르면 이날 중 구속영장이 신청될 가능성도 있다. 경찰 관계자는 “조사 시작 단계인 만큼 시점을 특정하기 어렵다”면서도 “오늘이나 내일 중 신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의 범행 동기 수사 과정에서 공범 유무를 파악할지도 주목된다. 사측은 앞서 “이씨의 단독범행”이라고 밝혔으나 이씨 가족은 주변에 “윗선의 지시를 받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경찰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상장사인 오스템임플란트의 주주 등이 피해를 입을 수 있는 만큼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이씨가 빼돌린 거액의 자금을 추적해 최대한 회수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경찰이 이씨가 금괴를 구입하는 데 사용한 횡령 자금에 대한 회수가 온전하게 이뤄진다면 사측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 금거래소 관계자는 “이씨가 횡령 자금으로 금괴를 매입할 당시 가격보다 현재 금 시세와 환율이 올랐기에 빠른 자금 회수가 이뤄진다면 다시 자금화 했을 때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씨는 횡령 자금을 금괴 구입, 건물 대출 상환 등에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지난해 10월 1430억원 상당의 동진쎄미캠 지분을 매수하고 11~12월 1100억원 상당을 매도해 ‘파주 슈퍼개미’로 불린 인물 역시 이씨로 추정되고 있다.

이씨는 잠적하기 한 달 전인 지난해 11월30일 가족과 함께 설립한 부동산 업체의 사내이사에서 내려오는 등 신변을 정리했으며 12월18일부터 열흘간 여섯차례에 걸쳐 680억원 상당의 1㎏짜리 금괴를 한국금거래소 파주점에서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파주시 내 건물 여러 채의 대출상환금을 일시에 갚아 아내와 여동생, 처제 등에게 증여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씨가 체포됐던 4층짜리 건물 역시 이씨가 2016년부터 소유하다 지난해 12월 아내에게 증여한 것이다.

경찰의 압수물품 중에는 금괴 22박스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실제 금인지 아닌지는 별도 확인이 필요하다”고 했다.

오스템은 국내 1위 임플란트 기업으로 지난해 12월31일 강서경찰서에 이씨를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하고 횡령 사실을 이달 초 공시했다. 횡령액 1880억원은 오스템의 지난해 말 자기자본의 91.8%에 해당하며 상장사 사상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

(파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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