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개발사 팔콘 글로벌이 출시한 모바일 게임 ‘와이푸(Waifu)-옷을 벗기다’. 뉴스1/구글플레이 캡처
구글플레이에 출시됐다가 선정성 논란으로 숨김 처리된 게임 ‘와이푸(Waifu)-옷을 벗기다’와 관련해 한국게임학회가 “구글과 게임물관리위원회(게임위)의 무능과 무책임을 개탄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게임학회는 6일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명의의 성명을 통해 “이번 사태는 구글이 자체등급분류 기관으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구글은 자체 심의 기준을 전면 공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게임 개발사 ‘팔콘 글로벌’이 출시한 와이푸는 이용자와 게임 속 여성 캐릭터가 가위바위보를 해서 이용자가 이길 경우 캐릭터의 옷이 하나씩 사라지는 게임이다. 이용자가 모두 이기면 캐릭터는 속옷 차림으로 남는다.
와이푸는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3일까지 구글플레이 인기 게임 부문 1위를 차지했으며 누적 다운로드 건수는 100만 건을 넘었다. 선정적인 내용임에도 ‘15세 이용가’로 분류돼 논란이 되자 구글플레이 측은 지난 4일 와이푸를 ‘숨김’ 처리했다.
이후 와이푸는 인기 순위에서도 사라지고 검색해도 나오지 않아 다운로드할 수 없게 됐다. 그러나 앱이 완전히 삭제된 게 아니라 기존에 게임을 다운로드한 사람들은 계속 이용할 수 있어 ‘반쪽짜리 대응’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게임학회는 “어떻게 이런 게임이 중고교생이 이용할 수 있는 15세 이용가로 출시됐는지 경악스럽다”며 “더 심각한 문제는 이번 선정성 논란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2020년 국내 게임사 아이엔브이게임즈가 출시한 게임 ‘아이들 프린세스’에서도 선정성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당시 게임위는 “부적절한 게임물이 시장에서 유통되지 않도록 사후관리를 더욱 철저히 하고, 게임사업자를 대상으로 등급분류 기준 교육을 강화해 청소년을 보호하는데 앞장서겠다”고 공식 사과했었다.
이날 학회는 게임위를 향해 “예산과 인력의 한계를 이유로 구글, 애플과 같은 플랫폼 기업에 심의를 위탁하는 자체 등급분류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 운영능력은 물론 사후 관리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자체등급분류사업자 지정 후 조사 및 평가는 연 1회 수준”이라며 “감시 체계와 징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다 보니 지정 사업자인 구글 등 업체는 자체등급분류를 엄밀하게 관리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구글에 대해서도 “문제가 터진 후에도 와이푸 앱을 차단하지 않고 기존 이용자들이 그대로 이용할 수 있도록 ‘숨김’ 처리한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구글이 자체심의 기준 공개를 거부하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게임의 선정성 논란이 재발하는 것에 위기의식을 느낀다”며 “이런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한 해당 기업에 대한 제재와 입법 활동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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