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 1880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체포된 오스템임플란트의 재무팀장 이모 씨(45)의 자금을 추적 중인 경찰이 이 씨의 은신처에서 308억 원 상당의 금괴를 압수하고, 252억 원이 담긴 이 씨의 증권사 계좌도 동결했다.
6일 서울 강서경찰서는 전날 경기 파주시 목동동에 있는 이 씨의 은신처에서 1㎏짜리 금괴 851개 중 430개를 압수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현재 금 1㎏은 7000만 원 선에 거래되고 있어 압수된 금괴는 약 308억 원에 해당한다.
이 씨는 지난해 12월 빼돌린 회삿돈으로 한국금거래소에서 651억 원에 달하는 금괴 851㎏을 구입한 바 있다.
경찰은 또 이 씨가 자금을 세탁하기 위해 증권거래에 활용한 키움증권 계좌도 동결했다. 이 계좌에는 주식거래를 마치고 남은 252억 원 상당의 예수금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씨의 가상자산 계좌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경찰은 나머지 금괴와 1000억여 원에 달하는 남은 자금의 행방을 추적 중이다. 횡령 자금이 1880억 원에 달하는 만큼 추가 환수해야 할 피해 금액은 상당하다.
경찰은 이 씨가 지난달 아내와 처제 부부에게 증여한 건물과 관련해서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필요하면 압수수색도 신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국내 1위 임플란트 기업인 오스템임플란트는 지난달 31일 경찰에 이 씨를 고소하고 지난 3일 횡령 사실을 공시했다.
자금 업무를 담당했던 이 씨는 잔액 증명서를 위조하고 공적 자금을 개인 은행 계좌나 주식 계좌로 이체하는 방법으로 회사 자금 1880억 원을 빼돌린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이 금액은 오스템의 지난해 말 자기자본의 91.8%이며 상장사 사상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
경찰은 지난 5일 오후 9시 10분경 경기 파주시에 있는 4층짜리 다세대주택 건물에서 이 씨를 체포해 6일 0시 45분쯤 서울 강서경찰서로 압송했다. 이 씨가 체포된 건물은 지난달 이 씨가 부인에게 증여한 건물이다.
최근 이 씨 가족이 주변에 “이 씨의 단독 범행이 아니며 윗선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지자 오스템임플란트 측은 “자체 조사 결과 그런 사실은 없다. 허위사실 유포 시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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