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품展 등 5개 개막 특별전 마련
VR-AR 등 활용 공감각적 전시 체험
17명 미디어아트 작가들 개관전 참여
5월 8일까지 어린이 기획전도 개최
5일 오후 울산 동구 대왕암공원 내 옛 울산교육연수원 별관 2층. 거대한 거북 모양으로 바닥 설치된 166대의 TV 모니터에서는 갖가지 영상이 숨 가쁘게 바뀌고 있었다. 울산시립미술관 1호 소장품인 백남준 작가(1932∼2006)의 ‘거북’이다.
이 작품은 6일 울산시립미술관 개관을 하루 앞두고 언론에 공개됐다. 대형 비디오 조각 작품(10×6×1.5m)인 ‘거북’은 1993년 독일에서 제작됐다. 자연과 기술, 동양정신과 서양문물의 결합이라는 작가 특유의 미학을 보여주는 대표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거북이 엎드려 있는 모습을 닮아 이름 붙여진 울산의 대표 문화재 반구(盤龜)대 암각화(국보 제285호)가 있어 ‘거북’은 울산의 문화 정체성을 잘 표현한 작품이라고 울산시는 밝혔다.
울산시립미술관은 사업비 659억 원을 들여 울산 중구 북정동 일원 6182m²에 지하 3층, 지상 2층 규모로 건립됐다. 3개의 전시실과 수장고와 함께 공공미술관 최초로 실감 미디어아트 전용관(XR랩)을 갖추고 있다. 전체 연면적은 1만2770m².
울산시립미술관 건립이 추진된 것은 2012년부터. 옛 울산초등학교 부지에 시립미술관 건립을 추진했으나 객사 유구가 발견됨에 따라 2016년 북정공원과 중부도서관 자리로 건립 부지를 변경했다. 2018년에는 설계까지 완료했으나 공론화 과정이 부족했다는 일부 지적에 따라 전문가 회의, 시민토론회 등 여론 수렴의 과정을 거쳐 2019년 8월 착공돼 3년 만에 완공됐다.
울산시립미술관은 5개의 개막 전시를 마련했다. 개관 특별전은 ‘포스트 네이처: 친애하는 자연에게’다. 17명의 국내외 미디어아트 작가들이 참여한다. 산업수도 울산의 정체성이 담긴 전시로, 기술과 자연이 공존을 넘어 융합을 이루는 세계를 전시를 통해 제시한다. 백남준의 작품 ‘수풀 속 새장, 숲의 계시록’도 감상할 수 있다. 4월 10일까지 1·2전시실.
실감 미디어아트 전용관에서는 ‘블랙 앤드 라이트: 알도 탐벨리니’ 전시가 4월 17일까지 열린다. 증강현실(VR)과 가상현실(AR), 확장현실(XR)을 활용한 오감만족 전시를 체험할 수 있다. 3전시실에서는 어린이 기획전 ‘노래하는 고래, 잠수하는 별’이 5월 8일까지 열린다. 어린이들이 공감각적 예술 활동을 하는 체험 전시다. 5세부터 참여할 수 있고 7세까지는 보호자와 함께 입장해야 한다.
‘울산시립미술관 소장품전: 찬란한 날들’은 ‘거북’ 등 소장작 30여 점이 옛 울산교육연수원에 전시된다. 울산지역 우수 작가 24명의 작품을 소개하는 ‘대면-대면 2021’도 이곳에서 4월 10일까지 열린다.
울산시립미술관 입장료는 1000원. 19세 미만과 65세 이상은 무료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되며 매주 월요일과 설날, 추석 당일은 휴관한다. 서진석 초대 미술관장은 “울산시립미술관은 미디어아트 중심의 ‘미래형 미술관’을 표방하며 지역 정체성을 바탕으로 자연과 기술, 산업과 예술의 조화를 모색하는 전시와 사업으로 세계적인 글로컬 미술관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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