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대응위한 3대 제언
①동네병원서 재택치료자 진료
②경증 의심환자 응급시설 확보
③고위험군엔 먹는 치료제 투여
6일 국내 하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4126명으로 집계됐다. 3주 전인 지난해 12월 16일 7619명과 비교하면 절반 가까이로 줄었다.
하지만 안심하긴 이르다. 방역당국과 전문가들은 이달 중, 늦어도 다음 달 중에는 전파력이 높은 ‘오미크론 변이’가 기존 ‘델타 변이’를 제치고 국내 코로나19 우세종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델타 변이 확산이 중환자 병상 부족 위기를 불러왔다면 오미크론 변이의 상륙은 경증 환자 폭증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의료계에선 앞으로 2, 3주 안에 국내 방역 체계를 오미크론에 맞춰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지고 있다. 오미크론 확산을 앞두고 전문가들이 말하는 ‘3대 과제’를 짚어 봤다.
① ‘3만 동네의원’에서 재택치료자 진료
오미크론의 확산으로 확진자가 크게 늘면 재택치료자도 함께 증가한다. 질병관리청은 오미크론 변이가 주류가 되는 이달 하순에는 하루 확진자 수가 1만 명대로 늘 것으로 전망한다. 6일 0시 기준 재택치료자가 2만618명인데 이 숫자가 몇 배로 늘어나는 상황을 대비해야 한다.
재택치료자들은 지역별 협력 의료기관 311곳(4일 기준)에서 비대면 진료를 받고 있다. 현재 협력 의료기관은 주로 병원급인데 이를 동네 의원까지 넓혀야 더 많은 재택치료자를 감당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지난해 기준 치과와 한의원을 제외한 전국 의원급 의료기관은 약 3만3000곳이다.
서울시의사회는 다음 주 전국 처음으로 의원급 의료기관을 코로나19 재택치료 협력병원에 포함시키는 사업을 추진한다. 박명하 서울시의사회장은 “재택치료 진료에 참여하는 의료기관이 늘면 의료진의 부담이 줄고 환자들도 제때 진료받을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서울시의사회는 별도 의료진을 채용해 동네 의원이 문을 닫는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8시 사이에 발생하는 재택치료자 응급 상황도 대비한다. 이런 시스템을 전국에 확대 적용하는 게 필요하다.
② 생활치료센터에서 ‘의심 환자’ 응급 진료
의료 현장에서는 오미크론으로 인해 확진자가 늘기 전에 응급의료체계부터 손봐야 한다는 제언이 쏟아진다. 지난해 11, 12월의 ‘응급실 대란’이 재연되는 걸 막자는 취지다.
지난번 응급실 대란은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는 환자들이 응급실을 찾아가며 시작됐다. 이들 모두가 코로나19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음압 격리 병상에 머물렀다. 뇌경색, 중증 외상 등 신속한 처치가 필요한 중증 응급 환자들이 사용할 병상은 그만큼 줄었다.
이 때문에 코로나19 의심 증세를 보이는 경증 응급 환자를 치료하는 별도 시설이 필요하다는 제안이 나온다. 그러면 ‘응급실 정체’를 막을 수 있다. 최석재 응급의학의사회 홍보이사는 “기존에 쓰던 생활치료센터나 체육관 등에서 수액 치료 등 코로나19 의심 환자의 기본 진료를 하자”고 말했다.
2년이 지난 ‘K방역’의 틀을 새로 만들자는 지적은 의료 현장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인 오명돈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4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우주복’ 수준의 코로나19 의료진 방호복 착용을 최소화하고 확진자의 격리 기간을 줄여야 오미크론 환자 급증을 감당할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③ 미접종 고위험군에 먹는 치료제 우선 투여
오미크론으로 인한 대유행을 통제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먹는 치료제다. 질병관리청은 다음 주 중 먹는 치료제 투여 대상을 발표할 계획이다. 처음부터 전체 계약 물량이 한꺼번에 들어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도입 초기에는 고령층과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처방할 것으로 보인다.
의료계에선 백신 접종 여부도 투약 대상자 선정 때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김남중 서울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을 맞지 않은 고위험군이 백신 접종자에 비해 위험하다는 것은 의학적으로 명백하다”며 “미접종 고위험군은 먹는 치료제를 투여했을 때 가장 이득이 큰 집단”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런 조치가 자칫 백신 접종을 막는 ‘부작용’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선빈 고려대안암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먹는 치료제가 백신을 안 맞고 기다리면 투여 받을 수 있는 약으로 인식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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